I. 서론
보건의료인의 전문직관은 보건의료전문가로서 가져야 할 직업적 역량과 윤리적인 가치, 그리고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신념을 의미하며, 이는 임상적 역량, 의사소통 능력, 윤리인식을 바탕으로 인간성, 능력, 책임감 그리고 이타주의적인 정신이 성립됨으로써 완성된다[1,2]. 실습교육은 전문직관이 실현되기 위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실습 현장에서 의료진의 모습을 경험하고 관찰함으로써 이들이 가져야 할 역량과 태도를 습득하게 된다[3]. 명확하게 확립된 전문직관은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게 되는 임상적, 윤리적 의사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하거나 동료들과의 팀워크를 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하므로, 긍정적인 전문직관의 확립이 필요하다[4].
간호대학생의 경우 전문직 간호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론 교육을 비롯하여 임상현장에서 22학점의 실습교육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며, 임상실습 현장 지도자와의 일대일 지도를 통해 이론과 관찰을 통해 배워온 간호 술기를 직접 수행하게 되고, 이를 통해 간호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정체성을 경험하게 된다[5]. 간호대학생의 간호전문직관에 관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지지적이고 배움의 기회가 충분한 실습교육환경과 긍정적으로 인식된 간호사의 이미지가 긍정적인 간호 전문직관의 확립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6]. 이를 통해 확립된 간호전문직관은 예비 간호사로서 나아가야 할 간호대학생의 진로에 대한 확신과 명확한 직업적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7], 윤리적 가치관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추후 간호사로서 임상현장에 나아가게 되었을 때 마주하게 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의 상황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8].
수술실은 병원 내 실습 부서 중 하나로, 외과의, 마취의, 간호사 등 다학제적인 업무가 같은 공간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팀워크의 형성과 의사소통이 강조되고, 시간과 인력 또는 의료기기 등 한정된 자원의 공정한 배분과 동시다발적인 업무의 해결을 위한 우선순위 선정에 대한 요구가 발생하고 있다[9,10]. 동시에 침습적인 시술과정과 마취로 인해 환자가 무의식 상태가 됨에 따라 스스로를 옹호할 수 없는 상태가 되므로 환자의 권리와 존엄성이 보호되어야 하고, 의료진에게 환자의 옹호자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 이러한 수술실의 환경적 특성과 의료진의 행동은 실습 학생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게 되고, 직업의식과 윤리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지도록 하며, 학생들은 이를 통해 실습 현장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 해결 과정의 역할 모델을 형성하게 된다[11]. 따라서 수술실 실습교육을 통해 간호대학생의 관점에서 수술실의 특성과 간호사의 역할에 대해 대한 교육이 적절히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하며, 나아가 간호대학생의 올바른 간호전문직관과 직업의식이 형성될 수 있도록 성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간호대학생의 임상실습에 관한 다수의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그 중 수술실 실습 경험에 관해 이루어진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간호대학생의 수술실 실습 경험을 기술한 연구[12]가 있었고, 국외에서는 간호대학생 대상 인터뷰를 통해 수술실 실습 경험을 탐색한 연구[13]와 의과대학 학생이 수술실 실습에서 경험한 윤리적 이슈에 관한 연구[14]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수술실 실습 경험을 바탕으로 간호대학생이 인식한 전문직관에 관한 연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본 연구는 간호대학생의 수술실 실습 경험을 기술하고 이를 통해 인식한 전문직관을 파악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본 연구는 수술실 실습 교육에서 간호대학생의 자기성찰일지를 통해 학습한 내용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경험한 전문직관에 대해 탐색하기 위하여 Bengtsson(2016)의 내용분석방법[15]을 적용한 질적 기술연구이다. 내용분석방법은 연구의 관심 현상에 대한 인터뷰, 문서 등 질적 자료에서 표현되는 텍스트들을 분석하여 의미를 도출하고 범주를 식별함으로써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 질적 접근 방법이다[15].
본 연구는 S시의 일개 대학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2개년도 3학년 학생들이 수술실 실습 후 작성한 자기성찰일지를 대상으로 하였다. 해당 학생들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주 2회 일 8시간씩 2주간, 총 32시간의 실습을 진행하였다. 실습지는 2,000병상 이상 규모의 상급종합병원 내 3개의 센터에 마련되어 있는 수술실로, 총 64개의 수술방이 운영되고 있다. 총 32시간의 실습을 마친 후 학생이 작성하여 제출한 자기성찰일지 202건을 2개년도 학생의 실습과 성적평가가 모두 완료된 후 2023년 1월에 이름과 학번을 삭제한 후 익명화하여 수집하였다.
본 연구는 Bengtsson(2016)의 내용분석방법에 따라 자료를 분석하였으며, 구체적인 분석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단계로, 의미 있는 문장 또는 문단을 찾아낸 후 단위화하여 이를 코드화하는 것(decontextualisation)으로, 두 명의 연구자가 수집된 각각의 자료에 ‘S+번호’를 부여하여 구분하였고, 각 자료를 읽으면서 수술실과 윤리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 표시하고 해당 내용에 자기성찰일지의 번호와 줄 번호를 표기하여 명시하였다. 이에 따라 도출된 의미 있는 내용은 수집된 자료의 번호인 ‘S+번호’와 각 자료 내 해당 내용의 줄 번호의 조합으로 분류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코드화된 의미 단위를 다시 한번 검토하고, 이외에 누락된 내용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recontextualisation)으로, 연구자 간에 표시된 의미 단위를 재검토하고, 제외된 내용을 중복 확인하여 내용의 적합성을 검토하였다. 세 번째 단계는 의미 단위의 내용은 유지한 채 이를 압축한 후 범주화(categorisation)하는 것으로, 윤리적인 내용이 포함된 의미 단위를 압축하여 연구자의 표현으로 재진술한 후, 연구자 간 논의 과정을 거친 후 유사한 내용의 의미 단위를 묶어 하위 범주를 도출하고 다시 이를 상위 범주로 범주화하였다. 범주에 대해서는 질적 연구 전문가 1인의 검토를 통해 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마지막 단계는 설정된 범주를 분석하고 해당 경험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였는지를 작성하는 과정(compilation)으로, 윤리적 주제로 범주화된 연구결과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간호대학생이 수술실 실습에서 경험한 수술실의 전문직 윤리에 대해 이해한 바를 작성하였다.
Ⅲ. 결과
간호대학생이 수술실 실습 후 작성한 자기성찰일지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10개의 하위범주로부터 3개의 범주로 도출되었다<Table 1>. 3개의 범주는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수술실 돌봄 환경에 대한 인식”, “수술 환자의 옹호자로 역할하는 간호사에 대한 관찰”, “예비 수술간호사로서의 전문성과 성장에의 도전”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수술실 실습을 통해 수술실의 돌봄 환경을 다양한 직종 간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환경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해당 범주의 하위 범주로는 “협력을 통해 안전한 환경을 형성함”, “협력을 위해 서로 신뢰하고 배려함”, “돌봄 제공에 있어 의사소통이 중요함”,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함”이 확인되었다.
참여자들은 ‘안전한 환경’을 주요하게 기술하고 있었으며, 수술실 내의 인력이 안전한 수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다른 직종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효율적인 협력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을 경험하였다.
‘수술팀의 경우 간호사, 산부인과 의사, 마취의사 등으로 구성된다. 산부인과 의사는 수술 전에 수술의 필요성 결정, 수술 절차에 대한 결정, 수술 전 검사 관리, 수술 중 환자의 안전과 수술실의 관리, 수술 후 환자 관리를 한다. 마취의사와 마취전문 간호사는 환자의 통증을 없애고 근육을 이완시켜 주며, 기도를 유지시키며 수술 중에 환자의 심장, 호흡기능, 활력징후를 모니터링하여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산부인과 의사에게 알린다. 소독 간호사는 집도의 옆에서 수술에 직접 참여를 하게 되고 수술에 필요한 도구들을 정돈하고 수술 중 기구를 의사에게 전달하고 미리 필요한 요구를 파악하여 돕는다. 순환 간호사는 환자를 위해 안전한 환경을 만들고 멸균영역 외의 활동들을 관리한다.’(S02-18)
수술실 내에서 직종 간 원활한 협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상호 직종의 업무에 대한 이해와 협업에 필요한 의료진 간의 배려, 신뢰 그리고 수평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함을 학습하고 있었다.
‘팀으로서의 협력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서로의 전문 분야를 존중하고,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진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나치게 수직적이거나 경직된 분위기는 오히려 조직의 의사소통을 저해하게 될 것이고, 이는 대상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환자안전사고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S74-49)
‘의료진 간의 신뢰를 기반에 둔 의사소통 태도를 함양하는 것은 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게 된다.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결국 하나의 팀으로 운영되어야만 하는 것이 의료현장의 특성이다. 그 과정에서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습득하여 활용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사람과 사람 간의 신뢰와 존중, 배려이다.’(S145-47)
참여자들은 수술실 간호사가 수술 환자를 대하는 모습을 통해 마취된 상태로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하는 수술 환자를 존중하고 옹호하는 역할을 경험하였고, 분석된 하위범주는 ‘수술실에서도 심리적 간호를 놓치지 않고 제공함’, ‘주어진 절차를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준수함’, ‘수술환자를 인간적으로 존중함’으로 도출되었다.
수술 전 또는 수술 후에 수술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지지 간호를 제공하고 라포를 형성함으로써 불안을 완화시키고자 하는 모습을 관찰하였다.
‘수술실 실습을 하면서 본 갑상선 수술 환자들은 대부분 청년기와 중년기의 여성이 많았는데, 수술 전 처치실에서부터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손을 떨거나 불안해하는 표정을 많이 보였다. 이 때문인지 처치실은 수술 환자들의 긴장 이완을 돕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잔잔하고 조용한 음악이 틀어져 있었고, 대상자가 침대에 누워 바라보는 천장에는 하늘 그림이 붙어 있었다.’(S124-76)
‘수술 전 불안을 호소하는 대상자를 위해 수술 과정 전반에서의 불안 완화 간호와 더불어 정신과적인 협력관계와, 보호자와의 협력관계, 병동 간호사와의 협력관계를 통해 총체적인 불안 완화 간호가 제공될 수 있다.’(S136-152)
수술실 내 의료진들은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며, 특히 환자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감염관리, 낙상예방 등의 다양한 조치와 절차들을 준수하는 것을 경험하였다. 또한, 기본적인 절차들을 수행하는 과정이나 수술 환자의 정보에 대해 반복적으로 재확인하여 환자의 안전을 도모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멸균 과정, 투약 과정, 수술 전 처치 과정, time-out 등에서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서로의 실수를 바로 잡아주고, 엄격한 통제 속에 점검을 하여 대상자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다.’(S04-65)
‘수술실 의료사고에 대한 안전 주의를 반복하여 들을 수 있었는데, 환자에게 동의서를 받고 거의 4차례를 연속하여 수술명과 수술 부위 및 목적을 확인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더불어 기본적인 투약 오류 방지를 위한 노력과 환자 한 명, 한 명에 대한 온전한 집중 그리고 대상자 상황에 이입하여 생각하고 고려하는 간호 중재들을 보며 전문직관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었다.’(S181-83)
수술실 실습을 통해 수술실의 윤리적인 환경과 의료진의 윤리적인 태도를 관찰하고 수행하며,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함으로써 미래에 수술실 간호사로 근무하게 될 자신의 모습에 대해 고민하고 발전함을 느꼈고, 분석된 하위 범주는 ‘취약한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의료인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를 생각하게 됨’, ‘간호사로서의 자신의 모습이 발전함’, ‘실습을 통해 배운 지식을 실천하고 새로운 지식을 얻음’으로 도출되었다.
마취로 인해 스스로를 전혀 방어할 수 없는 취약한 환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인간적으로 존중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이 필요하고, 환자의 입장을 민감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특히 수술실에서의 환자는 마취가 되어 의식이 없는 채로 말 그대로 의료진을 포함한 수많은 분야에 자신을 ‘맡기는’ 것과 다름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이는 행위의 바탕에 윤리적인 태도와 양심이 놓이게 되는 상황이기도 한데, 특정 행위와 문제에 대해 한 분야가 아닌 여러 분야에서 접근한다면 보다 높은 정도의 윤리적인 처치를 의식이 없는 대상자에게 행할 수 있게 된다. 더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이 행위에 바탕이 될 때, 대상자는 분명 더 높은 수준의 건강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S49-106)
‘이번 실습 도중 간호대학에서 환자 정보 보호와 관련한 이슈가 있었다. 당연하게 여기고 서명했던 정보보호 서약서를 다시 작성하며 환자 정보 보호 및 비밀유지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정중한 말투로 의사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실습지 외의 공간에서 절대 대상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S50-103)
수술실에서의 실습 경험을 통해 예비간호사로서의 시야를 넓힐 수 있었고 간호 행위를 직접 해봄으로써 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상적인 간호사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론적으로 배운 내용을 실제로 관찰하거나 직접 수행할 수 있는 기회였고, 현장에서의 관찰을 통해 의료진의 직업의식과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주 작은 실수로 인해 환자에게는 생명이 위독해지는 감염상황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점점 무균에 대해 의식하고 조심성이 높아지는 내 모습을 스스로 느끼며 간호사의 전문성에 한 발짝 다가간 느낌이었다.’(S03-117)
‘수술 시작 전 Time out을 진행하고 수술 기구 등에 대한 counting을 진행하는 모습을 이론으로만 배우다가 실제로 볼 수 있어 흥미롭고 인상 깊었다. 이와 더불어 Time out 및 counting이 잘 지켜지는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대상자의 수술 관련 안전 사고 예방 및 수술 후 합병증 예방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임을 더욱 체감할 수 있었다.’(S196-68)
Ⅳ. 논의
본 연구는 간호대학생이 수술실 실습을 하는 동안 경험하고 인식한 수술실의 윤리적 측면 및 의료진의 윤리적 태도를 파악하여 수술실 실습 교육을 증진하고자 실시되었다. 간호대학생이 제출한 자기성찰일지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 3개의 범주가 확인되었다. 3개의 범주는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수술실 돌봄 환경에 대한 인식, 수술 환자의 옹호자로 역할 하는 간호사에 대한 관찰, 예비 수술간호사로서의 전문성과 성장에의 도전으로 분석되었다.
첫 번째 범주인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수술실 돌봄 환경에 대한 인식”에서, 간호대학생은 실습을 통해 수술실의 환경적 특성을 안전한 환경이라고 인식하고 있었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수술실 내 의료진의 역할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협력하고 있음을 경험하였다. 이 과정에서 환자 안전을 위해 수술에 필요한 정보를 직종간 공유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동료 간 존중과 신뢰, 수평적인 의사소통 방식이 필요함을 인지했다. 이는 수술실 간호사가 돌봄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역량이 의사소통과 협업능력이고[12,14], 수술실 내 의료진 간의 개방적인 의사소통이 필요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환자의 안전을 도모하고, 동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태도가 건강한 팀 협력 분위기 형성을 돕는 선행 연구의 결과와도 일치한다[16,17]. 특히, 실습 교육에서 관찰한 협업 태도는 간호대학생의 향후 임상수행능력뿐만 아니라 간호전문직관의 형성에도 밀접한 영향이 있다[18]. 따라서, 수술실은 임상과, 마취과, 간호사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하나의 공간에서 수술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효율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곳으로[19], 협업과 의사소통을 관찰하고 성찰해볼 수 있는 실습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실습 교육 과정에서 다학제 간 의사소통과정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과 의사소통 기술의 향상을 위한 직접 수행해보는 시뮬레이션 방법 등의 다양한 교육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20].
두 번째 범주인 “수술 환자의 옹호자로 역할하는 간호사”에서, 수술실에서 돌봄을 제공할 때 환자의 취약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이들은 수술실 간호사가 의식이 온전치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정서적 지지 간호를 제공함으로써 환자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 환자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언행에 주의하거나 신체 노출을 최소화함으로써 환자의 옹호자로서 역할하고 있음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수술실 의료진이 환자의 신체 노출 최소화, 개인정보 보호, 수술에 필요한 정보 제공을 통해 심리적 지지와 환자 안전을 도모하는 역할을 확인한 이전 연구와도 일치한다[19,21]. 그러나 이러한 학습경험과 일치한 결과[22]도 있었으나, 반대로 간호대학생이 임상실습을 통해 취약한 환자의 존엄성이 보호받지 못하거나 기본적인 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모습으로 인해 예비간호사로서 도덕적 고뇌를 경험하기도 했다[23]. 이는 곧 실습 경험이 간호대학생의 윤리 의식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며, 실습 교육이 간호대학생의 윤리적 가치관의 성장 발판으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수술실은 침습적 의료 행위인 수술을 중심으로 돌봄이 제공되는 환경으로 환자는 낯선 상황에서 정서적 불안을 느끼고, 특히 전신 마취 상태의 환자는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의식 상태에 이른다. 따라서 수술실 실습을 하는 간호대학생은 이와 같은 환자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또는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를 민감하게 인지하고 수술실 간호사의 적절한 역할과 윤리적 행동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 범주인 “예비 수술간호사로서의 전문성과 성장에의 도전”에서는, 수술실 의료진의 모습을 통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전문직관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의료진의 윤리적인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이상적인 간호사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직접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간호를 수행해봄으로써 수술간호사에게 필요한 전문성과 책임감을 성찰하고 있었다. 이는 간호대학생이 임상실습을 통해 인식한 간호사의 이미지와 경험한 임상실습 현장의 교육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간호전문직관을 형성하게 된다는 선행연구와 같은 맥락을 이루고 있다[24,25]. 긍정적으로 형성된 간호전문직관은 윤리적 민감성을 높이게 되고, 이는 임상현장에서 발생하게 되는 윤리적 딜레마의 상황에서 윤리적 의사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26,27]. 또한, 간호대학생의 윤리적 가치관은 임상실습에서 마주하게 되는 환자와 의료진과의 상호작용으로부터 크게 영향을 받게 되므로[28], 교과 과정을 통해 의료진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윤리적 성찰과 비판적 사고의 기회를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술실에서의 윤리적 문제는 종합적 관점에서 전문직 윤리, 조직 윤리, 환자안전, 환자권리, 자원의 분배로 분류된다[29]. 본 연구 결과에서 식별된 세 가지 범주 또한 이 분류의 일부에 해당한다. 이는 간호대학생 때의 실습 경험이 임상 현장에서 더 넓고 깊은 범위로 확산됨을 의미한다. 간호대학생의 환자 권리에 대한 인식은 임상현장에서의 윤리적 판단과도 연결되기에[30], 실습 경험을 통한 학습은 식별된 윤리 전반에 걸쳐 충분히 다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수술실 실습 교육에서는 환자의 신체적 노출과 개인정보 누출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고, 실습 현장 지도자는 환자의 권리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전문직 윤리의 준수를 위해 적절한 행동을 실천하고, 수술실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다룸으로써 윤리적 고려가 반영된 심화된 교육이 요구된다. 미국 수술실간호사 협회(AORN, The Associate of Perioperative Registered Nurse)에서는 환자의 권리와 존엄성을 보호, 동료들과의 관계 윤리를 준수, 환자의 사생활과 개인정보 보호, 간호 표준을 엄수, 전문직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는데[31], 이는 현재 수술실 실습 교육 내용과 일맥상통하며, 수술실 간호사로서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포함하고 있다. 또한, 수술실은 감염관리 등의 이유로 인해 실습이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교육이 관찰로 이루어지게 되거나 한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그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경험이 어렵다는 선행연구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는 직접적인 간호 수행을 통해 수술간호에 대한 책임감과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12]. 따라서 수술실 실습교육을 통해 수술실 간호사의 역할에 대해 인지하고, 올바른 간호전문직관과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장 지도자의 교육 내용에 대한 실천을 비롯하여 학생이 몸소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제공될 수 있도록 협조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지지적인 태도를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간호대학생의 수술실 실습 경험의 기술을 통하여 간호대학생이 인식한 전문직관을 파악하였으며, 나아가 이를 통해 수술실 실습교육의 성과와 개선 방향을 파악하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본 연구는 간호대학생에 국한하지 않고, 보건의료계열의 실습교육에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일개 간호대학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고, 실습 후 작성한 자기성찰일지를 후향적으로 분석하여 학생들의 경험을 깊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제한적이다. 따라서 반복적인 연구와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면담 또는 설문 등의 전향적 연구를 통해 재확인이 필요할 수 있겠다.
Ⅴ. 결론
본 연구는 간호대학생의 수술실 실습경험을 기술하고 이를 통해 인식한 전문직관을 파악하고자 자기성찰일지를 분석한 질적 기술연구이다. 본 연구에서 간호대학생은 수술실 실습에서 수술실의 환경과 업무적 특성을 파악하였고, 취약한 환자에 대한 수술실 간호사의 역할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예비 간호사로서 성장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실 실습 교육은 간호대학생의 임상현장 관찰과 지식 습득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전문직관 및 가치관의 확립과 직업적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에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수술실 실습교육에 있어 수술실 간호사로서 필요한 역량과 직업의식을 관찰하고 몸소 실천할 수 있는 교육 환경과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