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DTC 유전자검사란, “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 검사(Direct To Consumer Genetic Test, 이하 약 칭하여 DTC 유전자검사)”로 의료인,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키트를 통해 기존의 비용보다 저렴하게 비의료기관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유전자검사를 제공하는 의미의 유전자검사다[9,28].1) DTC 유전자검사는 1990년부터 2003년까지 이루어진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를 통해 알게 된 인간 유전체 서열을 해석하는 산업의 하나로 출발하였고, 2005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이 개발되면서 관련 연구와 사업이 더욱 활발해 졌다. 동시에 인터넷의 발달과 개인 맞춤형 의료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에 부응하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회사가 대중에게 직접 건강 관련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고 이때부터 DTC 유전자검사라는 명칭이 사용되었다[9].
국내에서의 DTC 유전자검사는 2015년 12월 생명윤리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최초로 법적으로 허용되었다. 생명윤리법 제50조 제3항에서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검사기관에서는 다음 각 호를 제외한 경우에는 질병의 예방,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한 유전자검사를 할 수 없다”라고 하고 그 각 호 중, 제2호에서 “질병의 예방과 관련된 유전자검사로 보건복지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두었다. 원칙적으로 유전자검사를 의료기관을 통하지 않고는 할 수 없으나, 질병의 예방과 관련 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비의료기관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의뢰받 아 유전자검사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검사, 즉 DTC 유전자검사를 허용한 것이다.
2020년 12월 생명윤리법 일부개정에 따라 유 전자검사기관의 종사자는 유전자검사 및 그 정보의 안전한 관리 등을 위하여 필요한 교육(이하 유전자검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는데, 교육의 내용을 명시한 시행규칙 제29조의6(유전자검사교육의 내용 등)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유전자검사 관련 윤리적 쟁점을 다루어야 한다. 교육 내용에 관한 시행규칙 제29조의6이 2021년 12월 30일 부로 마련되었으므로, 이 교육은 당면한 과제라고 볼 수 있으나 현재까지 국내 유전자검사기관 종사자 대상 교육에 대한 학술적 검토와 제안을 담은 선행논문은 없다[39,40].
DTC 유전자검사 허용 여부, 그리고 확대 여부를 놓고 여러해 동안 지속되던 사회적 논쟁을 생각할 때, 윤리적 쟁점 및 법령, 제도 교육은 논쟁 중 제기되었던 DTC 유전자검사에 따른 해악을 방지하려는 목적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사회적 위험을 지닌 산업을 허용하되, 제기되었던 위험을 적절히 다루기 위한 관리 방법의 하나로 종사자 교육을 채택한 것이다. 본 논문은 이미 2015년부터 허용된 DTC 유전자검사의 윤리성에 근거하여 찬성하거나 반대하기보다, 주어진 제도적 환경 내에서 종사자의 특성과 역량 수준을 고려한 교육을 통해 어떻게 최선의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며 교육 내용을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Ⅱ. 본론
한국에서는 질병의 “예방”2) 목적의 유전자검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여 유전자검사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25]으로 2016년 6월 30 일 생명윤리법이 개정 시행되었고, 이때부터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시행할 수 있는 DTC 유전자검사가 가능해졌다. 당시 최초 허용 항목은 총 12개 46개 유전자검사에 대한 것이었다[26]. 그러나 DTC 유전자검사 기관인 기업들이 허용 항목의 기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근거로 검사 항목 확대에 대하여 요청하였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DTC 유전자검사에 대한 항목 및 기준에 대한 평가를 포함한 제도 개선 절차를 통해 2020년 2월 총 56개 항목을 허용하였고[27], 21년 3월 총 70개 항목[28]을 허용하면서 항목 허용을 확대하는 추세이다.3)
또한 2021년 12월 29일 법률의 일부개정4)을 통해 정부가 검사 항목의 허용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에 관한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는데[47] 기존의 항목을 열거하고 해당 검사 항목에 관해서만 허용해주는 열거식 포지티브 규제방식으로부터, DTC 검사기관이 제공하려는 검사 항목을 자유롭게 신청하여 이를 인증처리기관에서 인증받는 신청식으로 변화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70여 개의 기존 허용 항목뿐 아니라 기관의 역량에 따라 신규로 항목이 추가될 수 있을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므로 검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개정된 법에서는 유전자검사 항목을 목적에 따라5) 5가지로 분류한다. 질병진단 및 치료, 질병 예측, 영양과 생활습관 및 신체적 특징, 유전적 혈통, 개인식별에 관한 검사이다. 이 중, 영양과 생활습관 및 신체적 특징, 유전적 혈통을 알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될 때, 소비자 대상 직접 시행 유 전자검사, 즉, DTC 유전자검사로 의료기관의 의뢰 없이 비의료기관에서 소비자가 직접 검사가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현재까지 허용되어 온 70여 개의 허용 항목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체로 개인의 소비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양과 생활습관 및 신체적 특징에 대한 항목을 비롯하여, 유전적 혈통을 알 수 있는 조상 찾기의 항목이 허용되었다.
DTC 유전자검사 허용 여부를 논할 때, 소비자 보호의 측면에서 전통적으로 검사의 질, 유전자검사로 수집된 검체 및 유전정보의 2차적 사용과 사회적 차별, 소비자가 정보를 오해하여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위험성, 기업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 및 적절성 등의 우려 등이 제기되어 왔다[6,7,11,23]. 그리고 이것은 현재 국내 외의 DTC 허용과정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되어 제기되고 있는 문제이다[15,19]. 이러한 우려가 제기 되는 중에 의료계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항목 허용을 확대하는 것에 신중한 입장이었고, 산업계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항목을 허용하고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두 집단의 견해가 서로 대립 하였다[40]. 상충하는 각계의 입장을 고려하는 공청회와 시범사업 등의 절차를 거쳐 2021년 12월 30일 개정된 생명윤리법을 제정하여 소비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하였는데, 그 우려와 이에 대응한 현재 법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음의 네 가지 범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 검사의 질에 관한 우려이다. 검사의 질 이란 DTC 유전자검사 숙련도의 적절성을 의미한다. 검사가 잘 숙련되어 수행되는가 하는 것은 검사 수행에 있어 적합한 자격과 숙련된 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이 해당 검사를 수행하고 검사의 방법과 결과가 외부정도관리를 통해 같은 샘플이 타 실험실에서도 균일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는 개정된 생명윤리법 제49조 제1항에 근거하여 유전자검사를 하려는 자는 유전자검사항목에 따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 하는 시설 및 인력 등을 갖추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하였고, 제49조의2에 의하여 유전자검사기관은 유전자검사기관의 평가 및 인증을 받도록 하여 검사의 질을 관리하여 소비자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다.6)
두 번째 우려는, 유전정보의 2차 사용에서의 문제로, 여기에서는 DTC 유전자검사를 통해 얻은 검체 및 유전정보를 2차적 목적의 연구 및 타용도로 재사용하는 데 있어서의 개인정보 보호와 동의가 쟁점이 된다. 유전정보가 이관되고 각 기관의 서버에 저장될 때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에 관 하여는 유전정보의 특성과 인터넷이라는 정보과 학의 특성에 기인한다. 인터넷에 공개된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비교 분석하고 일부 개인의 특성을 대입시키면 개인 식별이 가능하다는 위험이 있는데, 비공개로 이를 유지하거나 익명화나 비 식별화 절차를 거친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누군가 유전정보를 통한 개인정보를 찾아내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면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는 어렵다. 유전정보를 제공하는 소비자의 프라이버시 보호가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2차 사용에 관하여 이러한 위험을 포함한 내용을 알리고 소비자의 동의에 근거하여 사용가능하도록 생명윤리법 제53 조에 명시하였고 2차 사용에 관한 보관 및 폐기에 관하여 동의 여부를 적도록 하여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였다. 다만 이때 “2차적 사용”, “유사한 연구”, “포괄적 연구 목적” 각각에 무엇이 구 체적으로 포함되는지 DTC 유전자검사 소비자에게는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다[25].7)
세 번째로, DTC 유전자검사에 의한 사회적 차별의 우려이다. 이는 검사를 통해 축적된 유전정 보와 2차 사용처가 직장, 보험회사, 정부 등의 기관이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차별이다. 직장에서는 직장건강진단의 항목에 DTC 유전자검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여 인사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 보험회사는 보험 가입에 불이익을 주거나 혹은 고비용의 보험료로 유전자검사 결과와 관련 있는 질병을 대비하도록 판촉하여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다. 이에 관하여는 이미 2016년 12월 제정된 생명윤리법상에 제46조 유전정보에 의한 차별금지 조항과 벌칙을 통해 사회적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네 번째로, DTC 유전자검사의 소비자 오도 가능성이다. DTC 유전자검사 결과에 대해 소비자가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게 만드는 여러 원인이 있다. 먼저 소비자가 검사 결과지를 읽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유전자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그리고 유전자 결정론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 및 타인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게 될 수 있다. 게다가 기업이 애초에 정보를 정확하고 적절하게 제공하지 않을 경우, 이러한 오해의 위험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이에 소비자가 정보를 오해하여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하여 생명윤리법 제 50조제4항에 유전자검사에 대한 거짓 표시나과 대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여 소비자를 오도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였다. 또한 담당할 숙련된 인력과 교육이 부족한 상황에서 검사 결과의 전달이 제대로 될 수 없으므로 생명윤리법 제49조의3을 신설하여 유전자검사기관의 종사자가 의무적으로 유전자검사교육을 받도록 하고, 교육의 효율적 실시를 위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이 유전자검사교육기 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벌칙에 대하여도 강화하였는데, 제56조의2에서 신고를 하지 않고 유전자검사를 실시하는 자에 대하여 그 시설을 폐쇄할 수 있도록 시설 폐쇄 명령 규정을 신설하였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DTC 유전자검사가 갖는 윤리적, 사회적 함의 중, 과학적 근거의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오남용의 가능성, 개인 정보보호 등이 그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로 논의되었으며[36], 제기된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한 질 관리 방안을 포함한 소비자 보호 대책 이 생명윤리법 개정에서 포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TC 유전자검사에는 유전자검사라는 통계적 지식의 형성과 검사 해석의 본질상 피할 수 없는 오류와 다양성이 존재한다. 또한 이미 법제로 규정되거나 금지된 바라고 하더라도, 실무에 있어 그 시행을 보장하는 것은 실무 안에 있는 개인(종사자, 소비자, 시민)이므로 이에 대한 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8) 교육적 접근을 위해서는 교육 필요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 중 한 작업으로 한국의 맥락, 특히 이미 보건복지부고시[28]를 통해 허용항목이 규정되어 왔고 그 항목이 점차로 증가하는 추세인 맥락에서 DTC 서비스가 갖는 윤리적 함의에 대해 포괄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종사자 교육의 교육 필요 평가(educational need assessment)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널 리 알려진 생명의료윤리의 4원칙[31]을 통하여 현 재와 가까운 미래의 DTC 기술 수준 및 제도를 예측, 그 함의를 분석하여 보고자 한다[22].9)
자율성 존중의 원칙의 측면에서, 과연 DTC 유전자검사가 소비자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증진하는지 아니면 오히려 위협이 되는지에 관한 갑론을 박이 있다. DTC 유전자검사는 그 옹호자들이 주장한 바와 같이[20] 기존의 의료체계를 통하지 않고 대중이 자신의 유전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된다. 해외 문헌에서는 보험 가입에서의 차별이나 배제와 같은 잠재적인 위해 가능성을 막기 위하여 자신의 유전정보를 의무기록에 남기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 이들이 DTC 유전자 검사를 대안적인 방식의 유전정보 획득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도 보고한다[8,22]. 이런 이들 에게는 DTC 유전자검사가 가능한 실질적 선택지의 확대이고, 그러므로 유전정보를 원하지만 기존 환경에서 걸림돌이 있었던 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게다가 이런 우려를 하는 이들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보다 높은 접근성으로 개인의 유전정보를 대중에게 제공하며, 그들이 그 정보를 활용하여 여러 가지 선택을 함으로써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점은 DTC 유전자검사 허용 및 허용 항목 확대의 주요한 논지가 되어 왔다.
그러나 의료인과 만날 필요 없이,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기획된 상품을 소비자가 제공받는 DTC 유전자검사의 구조를 고려했을 때 자율성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자율성 발휘에 방해요소가 된다는 것이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이다. 유전정보가 한 개인과 그 개인이 속 한 공동체에 갖는 심대할 수도 있는 영향력을 생각할 때 개입은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를 거쳐 이루어져야 하지만, DTC 유전자검사는 이에 관한 충분한 정보와 이해를 보장할 의사 혹은 유전 상담사를 거치지 않고 구매를 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는 “spit party” 등이 DTC 유전자검사의 소비 행태로 보고된 바 있는데[46], 이렇게 동시에 여러 사람이 분위기에 휩쓸려 결정하는 개입이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4]. DTC 유전자검사가 갖는 높은 접근성을 생각할 때, 이러한 소비 행태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재현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DTC 유전자검사가 “질병의 예방과 관련[법]”한다고는 하지만 해당 유전자가 특정 질병의 발생과 갖는 연관 관계에 관한 임상적 증거가 미약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무엇이 권고되어야 하는지 분명하게 제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정보 또한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며, 따라서 실 질적으로는 자율성이 증진되기보다는 방해받는다는 주장이 있다[37,47].10) 오히려 “유전”, “유전정 보”라는 용어[22]가 연상하게 하는 첨단과학기술, 그리고 엄격하고 객관적인 지식을 기대한 소비자 들을 기만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긍 정적 어감을 주는 단어들에 현혹되지 않고 소비자가 진정한 의미에서 자율성에 입각한 검사를 선택 하기 위해서는, 유전자검사라는 통계적 지식의 형성과 검사 해석의 본질을 이해해야만 한다. DTC는 유전적 통계 정보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통계적 지식의 특성상, 그 지식이 기반하고 있는 모집단의 수, 모집단의 구성에 따라 결과 해석의 정확도가 달라진다. 미국의 사례에서는 백인 편향적, 남성 중심적인 모집단으로부터 도출된 확률적 해석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34]. 이는 유전자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 해석에 활용되는 모집단이 이미 확보된 유전자 풀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또한 각 DTC 검사 해석에 있어 의존하는 유전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대의학이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여러 유전자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하여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40,44]을 생각할 때, 유전자형과 표 현형과의 관계를 규명하는 과학적 규명이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유전자검사 결과 우리가 받아들이는 ‘탈모’라는 표현형의 예를 들면, 해당 결과는 여러 유전자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고 생활 습관, 식이, 화학물질 등의 환경적 요인과도 깊은 관련성이 있다. 그러므로 유전자형 1개 또는 여러 개 패널의 돌연변이 양성 판정이 반드시 표현형 발생 여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맥락에서 회사마다 동일한 표현형을 검증하려고 할 때는 다른 유전형 패널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각 회사마다의 결과가 동일한 의미를 지니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78].11) 이러한 학문의 발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 학문의 적용으로서의 DTC 유전 자검사에 관한 소비자 측의 이해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자율성 존중은 달성될 수 없다.
게다가 DTC 유전자검사 판매 구조는 자율성 존중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변칙 사례들이 발생할 위험 또한 허용한다. 예를 들어 타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샘플을 얻고, 마치 그 샘플이 그 타인이 아닌 자신의 것인 것처럼 속여 유전자검사 결과를 얻을 가능성에 대하여 이미 해외 문헌에서 지적한 바 있으며[22], 특히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여 이러한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낳기도 하였다.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소비자대상 DTC 유전자검사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미성년자에게 직접 검사를 홍보하고 판촉하지 않도록 되어 있으나, 미성년자가 보건복지부의 허용 항목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근거하여 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검사가 가능함을 안내하고 있다[32].12) 대리인의 동의를 받을 경우, 미성년자 본인의 동의도 받도록 하겠지만 이 또한 의료기관을 통하지 않고 온라인이나 우편으로서식을 제출한다는 DTC 유전자검 사의 특성상, 이러한 변칙 사례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위에서 열거한 상황들은 DTC 유전자검사 상품의 활용 과정에서 노출되는 위험과 해가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초과함으로써, 자율성 존중의 원칙뿐만이 아니라 선행의 원칙 그리고 해악금 지의 원칙에도 위배될 위험을 제기한다. 한 사람으로부터 채취한 샘플마저도 각기 다른 DTC 유전자검사 회사에서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 [2,15,37]13)은 널리 알려져 있다. 현 기술 수준의 한계로 인한 충분하지 않은 정보, 그리고 정보를 뒷받침하는 근거들의 빈약함 등은 DTC 유전자 검사를 통해 획득한 유전정보를 통해 특정 질병이나 건강에 대해 우려하는 것과 안심하는 것 모두가 잘못된 판단일 수 있으며, 그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심리와 행동의 변화 혹은 변화 없음 모두 해가 될 수 있음을 함축한다. 예를 들어, 한 소비자가 고시를 통해 허용된 혈당이라는 유전소인에서 위험이 없는 것으로 결과를 받을 경우를 상정했을 때, 단계별로 여러 종류의 해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소비자의 샘플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거쳤지만 - 그리고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방법을 채택했다는 것이 기술적 우위의 근거로써 상품 홍보에 활용되었는데 - 혈당(당 뇨병)과 상관관계를 갖는 여러 유전자 중, 해당 검 사시점에서 보건복지부 고시가 포함하고 있는 여덟 가지 유전자만을 대상으로 해석을 진행하였다고 가정하고 이 결과 그에게는 혈당이 높을 유전 소인이 없다는 결과지가 주어졌다고 치자. 그런데 6개월 뒤에 또 다른 회사가 보건복지부에 검사 허용 자료를 제출, 새로운 유전자가 당뇨를 예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인정받았다고 가정하되,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예시의 이 소비자의 경우 우연히 발견한 검사 결과(incidental finding)를 추가로 해석받기를 동의 하지 않아 새로이 추가된 유전자로는 다시 검사나 해석을 수행하지 않게 된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그는 새로이 추가된 유전자에는 양성 소견을 나타낼 유전자 구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신이 검사를 승인한 그 시점에는 해당 유전자가 보건복지부 고시 목록에 들어있지 않아 6개월 뒤라면 받았을 “혈당과 관련한 유전 소인 있음”이라는 결과를 받지 못하게 된다. 검사 결과를 받고 안 심한 소비자가 후일 당뇨가 발생할 수도 있을 생 활 습관을 교정하지 않고 지속하여 당뇨가 발생한다면 이것은 DTC 유전자검사가 초래하거나 기여한 건강상의 해라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미래에 있을 수도 있는 당뇨를 예측하는 데에 이러한 유전자검사보다 체중계가 더 효과적인 방식일 것이라는 연구결과[18]를 상기해 볼 때, 예측력이 떨어지는 부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하고, 이 때문에 더 예측력이 높은 검사나 모니터 링에 소홀하게 된다면 이러한 비용과 기회비용 모두가 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소비자가 DTC 유전자검사 결과지를 자신의 형제자매 중 한 명에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는 경우 [2,4]도 상정해 볼 수 있는데, 그 가족구성원은 현 재 비만을 진단받고, 이 때문에 당뇨 고위험군이며 생활습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권고를 받은 상태라고 상정하자. 이 가족구성원은 자신이 “당뇨 고위험군”이라고 하는 의사의 경고와, 자신과 유전정보의 일부를 공유하는 형제자매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통한 유전검사를 한 결과, 당뇨의 유전적 소인이 없음”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정보를 얻게 되는 상황인데, 이 사람은 DTC 유전 자검사 소비자조차 아니므로 DTC 유전자검사의 해석이 어떠해야 하는지, 그것이 가족과 얼마나 공유되는 공통 정보이며 임상적 근거 수준은 어떻게 되는지, 의사의 권고에 비하여 얼마나 낮은 수 준의 권위를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깨알같이 작은 글자로라도[10] 노출된 바가 없는 사람이다. 이런 이들에게 가족의 “유전” 정보는 과학적 확실성과 결정론적인 어감을 풍기며, 자신이 달성해야 하는 생활습관의 변화를 미룰 수 있도록 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미성년자인 자녀들이 그들이 위험을 감수할 만 큼 중요한 이익과 그에 관한 충분한 근거 없이 부 모에 의해 유전정보 프라이버시 침해[21]를 당하게 될 수 있다. 현재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검 사를 대리인의 동의를 받을 경우 허용하였으므로, 미성년자의 대리인이 되는 부모들에게 그들의 자 녀를 DTC 유전자검사에 노출시키고, 그 결과를 받아 볼 실질적 권한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가족 내 심리적 역동(dynamic) 변화를 동반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해당 미성년자들 이 그 정보가 없었더라면 양육과정에서 받았을 정 서적, 물질적 자원을 받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 [8]. 게다가 그 정보는 부정확하며 후일 더 많은 인구집단의 유전정보가 모였을 때는 그 결과 해석 이 뒤집힐 수도 있는 정보인데, 그때는 이미 그 개인에게 실질적 해가 벌어진 이후일 수도 있다. 또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가 일회성임을 생각할 때 검사 결과 고지 후 추가된 새로운 해석을 해당 가족이 이후로 영영 접하지 못하고 잠정적이었던 “과학적” 결론을 자신들의 삶에 지속적으로 적용하며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해악의 예시 들은 DTC 유전자검사의 예측력과 이익이 작다고 사소한(trivial) 문제로 치부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DTC 유전자검사가 상품으로서 경쟁력을 갖는 바로 그 지점, 즉, 유전공학을 활용한 개인에 대한 맞춤형 지식을 손쉽게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의 충족이 DTC 유전자검사가 개인에게 실질적인 해를 일으키게 만드는 기전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의의 차원에서, DTC 유전자검 사 문제는 현재까지 제기되었던 유전정보 및 유전자 개입 기술이 갖는 사회적 함의를 해당 기술에서 점검하도록 촉구한다. DTC 유전자검사를 통한 유전정보의 대중화가 유전자 결정론을 공고히 하고[37], 결과적으로 유전자 차별과 같은 풍조를 불러일으키지나 않을지에 관한 우려가 존재한다[13]. 실제로 한 보험회사가 신규 암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DTC 유전자검사를 별도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겠다고 홍보하였다가 금지되는 둥, 논란이 된 바 있는데[13], 유전정보가 보험가입 여부나 보험료 등 차별의 근거가 작용할 수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유전정보에 의한 차별을 막아야 한다는 법적, 윤리적 규범을 소비자뿐만 아니라 행 정가, 대중 모두가 분명하게 인지하고 수용하여야 한다.
정의의 차원에서 제기되는 또 다른 문제는 DTC 유전자검사를 통해 유전정보를 획득하고 이를 활 용하는 데에 발생하는 여러 비용이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분배적 정의의 관념에 맞느냐의 문제이다. DTC 유전자검사 비용은 미국의 경우, 미국 국립인간유전체연구소(NHGRI)에 따르면 유전자 분석 1회 비용이 2000년대 초 1억달러(약1115억 원) 수준에서 100달러(11만원)까지 낮아졌고, 한국은 현재 7만원 대에서 50만원 정도이다. 이 비용은 유전검사로서는 상당히 낮아진 비용이긴 하다. 그러나 여전히 DTC 유전자검사가 제공하는 한정된 이익을 위하여 7-50만원의 비용을 치를 수 있는 이들과 치를 수 없는 이들을 나누게 될 것이다. 어떤 이들은 재미를 위해서 이 비용을 치를 수 있겠지만 또 다른 이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게다가 정의의 차원에서 점검해야 할 비용과 분 배는 개인이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치르는 비용으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아주 근본적으로는 DTC 유전자검사가 기초하고 있는 지식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그 지식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정의로운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DTC 유전자검사가 활용하고 있는 지식 이란 유전학, 의학 지식인데 이 지식의 형성은 아픈 이들을 질병과 사망으로부터 구하고자 하는 목적하에 투입된 엄청난 자원 덕에 가능했다. 이 자원에는 연구자의 지적인 노력과 시간의 투입뿐만 아니라 연구대상자가 자신의 심신을 일정부분 내어 놓는 활동, 그리고 국가적·사회적 지원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그런데 이 중 적어도 일부는 그 지식의 효용이 흥미를 위해서 일정 수준의 돈을 낼 수 있느냐라는 재정적 요소보다, 그 개인에게도 움을 받을 만한 의학적 필요가 존재하느냐에 따라 배분되기를 바랐던 기대에 기초하여 비로소 가능했던 자원이다. 물론 이러한 기대는 현대 자본 주의 사회 질서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일 때 이상주의적이라고 폄하될 수도 있겠으나, 대규모 의학 연구들이 내세웠던 기치들을 생각할 때 합리적인 기대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해외 문헌에서는 DTC 유전자검사 결과지의 해석을 위해 기존 의료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당면한 정의의 문제로 논의된다[8,14,16,22]. DTC 유전자검사라는 상품을 판매하며 해석의 문제를 해당 역량을 갖추지 못한 소비자에게 맡겨 버렸을 때 소비자는 결국 자신의 다른 가용자원을 활용하게 되는데, 재정적 이익을 DTC 유전자검사 회사들이 갖는 한편 이미 과중한 기존 의료시스템은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아직 유전상담이 보편화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우려가 제기된 바 없으나,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와 의료시스템 내에서의 유전상담이 함께 성장하였을 때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제기될 수 있는 문제이다. 특히 전 국민 건강보험 체계의 수가체계를 생각할 때, 상업적 DTC 유전자검사 결과지 해석의 업무를 누가 맡아야 정의로우며 그때의 배분을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DTC 유전자검사 종사자 대상 교육에 대한 선 행 제도를 살펴보면 주로 유전상담사를 양성 및 재교육의 맥락에서 시행되어 왔다. 이는 한국 이 DTC 유전자검사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의무화한 것과 다른 맥락이다. 미국의 경우 DTC 유전자검사의 유전상담과 관련하여서는 법제로 규제하는 부분은 없으나, 이미 1970년대부터 비의사 유전상담사 교육 및 양성을 위한 석사 학위 수준의 대학원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12].14) DTC 유전자검사를 제공하는 미국 기업의 경우 이미 2008년부터 유전상담을 제공했던 사례들이 있다[9].15) 반면, 국내의 경우 이제 막 국내에 유전상담사 양성제도가 도입되어 2개 대학에서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16) 그러나 DTC 유전자검사기관에서 인증받은 유전상담사를 고용하여 유전상담을 하고 있는지 여부가 불확실하며, 생명윤리법에서 이를 의무로 두고 있지도 않다. 또한 주치의 제도가 없는 한국의 의료제도상, 각각의 소비자가 DTC 유전자검사 결과 보고서를 가지고 자신의 주치의와 상의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실질적으로 전무한 상태이다.
소비자의 이해 증진 및 잠재적 해악을 방지하기 위한 소비자 교육도 주목해 볼 만하다. 미국의 경우17) DTC 유전자검사에 관하여 CMS(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es)에서 유전자검사기관의 시설의 질을 관리하고[42],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가 법[32]에 근거하여 DTC 유전자검사를 체외진단기기(In vitro diagnostic devices, IVDs)로 관리한다. FTC(Federal Trade Commission)는 소비자에 대한 잠재적 해악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자료를 제공하며 기업의 광고 감독기관으로서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는 FDA와 FTC는 “DTC 유전자검사의 한계”[43] 및 “DNA 진단기기가 개인정보에 미치는 영향”[44,45]과 같은 소비자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내용에서 눈에 띄는 사항은 결과의 해석에 있어 검사 결과가 질병의 존재나 발병 위험성에 대해 예/아니오 같이 정해진 답을 주지 않는다고 명시하면서, 유전적 변이에 대한 양성 판 정이 반드시 질병을 얻을 것이라는 의미가 아님을 인지할 것을 권고하는 것이다. 검사 결과에 대한 해석을 위해서는 가족력, 개인의 병력과 환경 등을 고루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DTC 유전자검사가 흔히 해왔던 병원에서의 진단검사의 대안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DTC 유 전자검사를 하고자 할 때 검사 종류 및 이용의 한계점에 대해 전문가와 미리 상담할 것을, 그리고 검사 이후 해석과 결과에 대한 대처 또한 전문가와 상의하게 결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2020년 3월 보건복지부에서 DTC 유전자검사 가이드라인[35]을 발간하였는데, DTC 유전자검사에 대한 정의와 활용, 검사의 선택과 한계점, 개인정보보호 문제, 결과에 대한 이해와 예시 등을 다루면서 소비자 교육을 도모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법으로 규정된 유전자검사교육은 DTC 유전자검사 종사자들18)이 교육에 참여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여하는데, 그 내용 등을 명시한 시행규칙 제29조의6의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유전자검사 관련 윤리적 쟁점을 다루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 법은 DTC 유전자검사 관련 윤리적, 사회적 함의를 다룰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서 종사자 대상 교육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19) 아래에서는 유전자검사교육에서 어떤 윤리적 쟁점을 다룸으로써 궁극적으로 소 비자를 보호하고 사회의 연대와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지 제시하고자 한다.
교육내용은 기본적으로 3절에서 다룬 DTC 유 전자검사의 윤리적, 사회적 함의를 포함하여야 한다. 자율성 존중의 원칙, 선행의 원칙, 해악금지의 원칙, 정의의 원칙 각각이 DTC 유전자검사의 맥락에서 어떤 위험에 처하는지를 보이는 것은 유의미할 것이다. 특히 교육 대상 각각은 이미 한 기업의 직원이라는 자신의 상황과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입장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이 경우 다양한 교육적 장치들이 자신의 입장을 떠나서 소비자 입장에서 판단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성인교육의 기본 가정[32,34]에 입각하여 토의 법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유전자 검사 종사자들이 성인학습자라는 점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놀즈(Knowles)에 따르면 성 인학습자들은 왜 그걸 학습해야 하는지 설득이 되어야 하며, 자기주도적인 사람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갖는다. 특히 이들은 경험이 풍부하므로 단순한 전달보다 집단토론이나 사례, 문제 해결 등에 더 잘 반응하며, 실제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나 그들이 알고자 하는 바라면 기꺼이 배우고 자 한다. 따라서 이러한 교육의 맥락을 고려하였을 때, 유전자검사교육은 단순한 강의식보다 학습자 간 토의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되는 것이 효과 적이다. 특히 그들의 경험을 개입시키는 방법론으로 토의가 활용되고, 동료 간 의사소통을 통해 도움을 받도록 구성할 때, 성인교육에서의 교육적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다[34]. 그 규모는 실질적인 토의가 가능하도록 소그룹 토의로 나누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체적으로 소그룹 토의20)의 목적을 “① 특정 주제에 대해 학생 상호 간에 심도 있는 토론을 유도하거나 ② 특정 주제에 대해 그룹의 종합된 견해를 도출하거나 ③ 특정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집단의 지혜를 모으거나 아 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함[33]”이라고 꼽을 수 있는 데, 이 세 가지 목적 모두가 종사자 대상의 유전자 검사교육에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뇨 유 전 소인 없음”이라는 결과지를 받아든 경우를 위의 교육사례로 개발하여 소비자, 소비자의 형제자 매 각각의 인물들이 어떤 판단과 기대를 할 것 같은지를 이야기하게 하는 교육 방식도 가능하다. 이런 교육 방식은 학습자들이 그동안 무심결에 수행하였던 작업에 과해 심도 있는 분석과 토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므로 분업화된 상황에서 기계적으로 진행되는 정보전달의 과정을 성찰하게 할 수 있으며 성인학습자에게 필요한 동기 유발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이에 멈추지 않고 의견이 갈릴 수 있는 세부 사항 - 그렇다면 DTC 유전자검 사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지와 함께 나누어 보기 쉽도록 가공하여 줄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가 여부 등 -을 제시하여 찬, 반을 논하게 만들면 토 론 과정에서 자기주도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면서 관련된 윤리적 사항들이 발굴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입장이 되어 성찰한 DTC 유 전자검사에 관한 종합된 견해이자, 소비자 보호를 위한 실무적 아이디어의 도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덧붙여 저자들은 덕윤리적 교육을 포함할 것을 제안하는데,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고 그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고 적절하게 이해되도록 보장하는 길은 유전자검사교육을 받는 이가 자신의 행위자성을 성찰하고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DTC 유전자검사라는 기획의 한계를 소비자에게 솔직하게 전달하려는 선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유전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상업화한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와 이를 허용한 자본주의 구조를 그대로 인정하되, 기업의 생존과 자신의 이익이 결부되어있는 종사자가 겸손과 통합성, 절제를 발휘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물론 순진한 기획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대상 “직접” 시행 유전자검사가 소비자가 검체 채취부터 검사, 해석까지를 모두 소비자가 홀로 “직접”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 한, 그 각 각의 과정에 결부된 행위자들이 행위자성을 강조하고 그들이 그들의 업무를 도덕적 의미에서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기획이다.
종사자들은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의 개념을 이해하고 본인의 실무에 적용해야 한다. DTC 유전자검사의 실상은 매수자 위험 부담(Caveat emptor)에 가깝다는 보고들이 있다[17]. 유전정보가 개인의 인격과 건강과 갖는 밀접한 연관성을 생각할 때,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도 - 역량을 갖춘 의료인과의 상담을 통해 권한을 부여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DTC 유전자검사의 본질적 구조상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의 엄격한 기준은 만족시킬 수 없다고 하더라도 -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의 가장 완화된 기준 혹은 지향점은 공유하여야 한다. 즉, 소비자가 과학적으로 가장 정확한 설명에 기반하여 충분한 정보를 얻고 이를 이해하며, 그 본인의 자발적인 선택으로서 외부의 방해나 강압이 없는 상태에서 소비를 결정해야 한다. 종사자 교육은 DTC 유전자검사에서 정보제공이 충분 한 정보에 의한 동의의 지향점을 향할 때 어떤 형식과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하며 이것을 소비자의 시각에서 점검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종사자들은 “유전자”, “맞춤형” 등 단어의 어감이 초래할 수 있는 오해와 기만을 포함하여 프라이버시와 비밀유지가 깨지는 경우와 같은 DTC 유전자검사에서의 실질적 위험들을 인지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실무적인 방안들을 스스로 고안해 볼 기회를 얻어야 한다. 대중의 문해력을 고려한 표준화된 용어의 개발과 활용 촉진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족력이 있다는 것은 생활습관과 식생활을 포함한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소인을 통틀어 의미하는데, 대중들이 DTC 유전자검사를 통해 ‘탈모’ 유전자에 대해 받아들일 때 다양한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실제보다 작게 생각하고 “유전적인 소인”이 탈모에 주되게 작용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즉 유전자 문제로 인해서 발생하는 유전질환이 아닌, DTC 유전자검사의 본래 목적대로 생활 습관, 식습관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집중하고 해결방안도 환경적 요인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제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DTC 유전자검사의 소비를 촉진하지만 동시에 프라이버시 침해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우들을 교육 환경에서 상상해 보도록 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장이나 또래 집단 내의 압력하에서 유전정보 프라이버시를 지키지 못 하면서 DTC 유전자검사를 소비하는 상황을 교육 사례로 구성해 볼 수 있다. 이런 사례들은 기업의 이윤에는 도움이 되지만 동료 시민의 권리를 침해 하게 되는 행위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 깨우기 위해 활용될 수 있다.
동의에 관한 구체적 예시도 도움이 된다. 가령 “2차적 사용”으로 자신의 검체 및 유전정보를 활용해도 된다는 동의를 할 때, 그 2차적 사용에는 비교적 단순하게 다른 검체 및 유전정보와의 비교 작업을 통해 유전자검사의 질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활용되는 경우가 포함될 수 있다. 또한 “포괄적 연구 목적”에 기업의 이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연구가 포함되어 이윤추구를 하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이 단어들이 쓰인 동의서를 읽고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연구를 떠올릴 수 있을지, 그것은 현실과 어떻게 같거나 다른지를 논하게 할 수도 있다.
소비자의 이해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1)의 교육 내용은 결과적으로 각 소비자가 DTC 유전자검 사의 소비가 자신에게 어떤 이익과 해·위험을 제기하는지를 검토할 수 있게 함으로써 선행의 원칙과 해악 금지의 원칙에도 부합하게 된다. 이에 더 하여 유전정보가 개인의 인격과 건강에 밀접한 연 관을 가지기 때문에 개인과 그 주변인에게 이익과 해라는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이익과 해에는 불안, 안심, 그리고 각각의 심리상태와 결정에 따른 생활습관의 변화와 그 결과가 포함되며 종종 DTC 유전자검사 업체들이 연계 상품으로서 판매하고자 하는 식품과 헬스케어 상품들을 소비하는 것들까지 모두 포함된다. 종사자들은 자신들이 판매를 촉진하는 상품이 갖는 의의를 선행의 원칙과 해악 금지의 원칙의 관점에서 되돌아볼 기회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DTC 유전자검사 소비자 개인 수준을 벗어난 위험이나 해에 대해서도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종사자는 자신에게 주 어진 업무의 범위를 벗어나서 DTC 유전자검사의 영향 전반으로 시야를 넓히기 어렵다. 따라서 교육의 기회를 빌려 DTC 소비자가 자신의 결과를 혈연관계의 다른 이에게 전했을 때 어떤 이해 혹은 오해를 낳을 수 있는지, 이러한 공유 자체는 프라이버시에 어떤 위험을 제기하는지를 점검하고 이를 대중의 이해 수준에 관한 실증 데이터에 기초하여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실증 데이터는 아동 및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비)자발적 검사를 포함하여 가족 역동 내에서 DTC 유전자검 사가 어떤 촉매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게 하며,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을 종사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촉진할 수도 있다. 특히 유전정보에 있어서 “알지 않을 권리” 개념의 교육은 정보를 얻는 것이 반드시 선(善)이 아닐 수 있음을 인지하게 함으로써 DTC 유전자검사 종사자들이 무심결에 받아들인 전제를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정보를 무심결에 보험회사 등, 자신의 정보를 악용할 수 있는 기관이나 조직으로 제출했을 때의 위험에 관해서도 알려야 한다[3]. 이익과 해를 가늠하는 마지막 범위로서 소비자 개인과 그 지인을 벗어나, 사회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도 따져볼 수 있다. DTC 유전자검사로 인해 가능한 일련의 이익과 해를 나 열하고 그 크기를 비교하는 과정은 선행의 원칙과 해악 금지의 원칙에 기초하여 DTC 유전자검사를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상술한 바와 같이, DTC 유전자검사라는 “상품” 이 근본적으로 정의의 원칙에 상충될 수 있음을 교육의 장에서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 DTC 유전자검사가 동료 시민에게 갖는 정의의 의무를 위반하지 않는다는 반론은 물론 가능하다. 반론 과정에서 DTC 유전자검사 가정의의 원칙에 부합하는 측면이 부각될 것이며 부합하기 위한 조건들 또한 도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DTC 유전자검사는 시민들이 적은 가격으로 자신의 유전구성을 인지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예방”을 하도록 하는 혜택을 부여하는데 이러한 분배 방식은 타당한 비용을 지불한 자에게 계약에 따른 이득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공정하고, 게다가 소비자 개인의 선택은 타인들에게 어떤 좋음을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이런 의견을 받았을 때 DTC 유전자검사의 결과가 전달되는 방식에 따라 특정한 유전자, 예를 들어 탈모 유전자를 가진 이들이 열등하며 이러한 유전자 혹은 유전자에 따른 표현형은 반드시 교정받아야 하는 어떤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러한 전달방식이 정의와 포용성의 측면에서 허용 가능한지 논의해 볼 수 있다. 또 토론을 위해서는 논제를 보다 논쟁적으로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와 같은 정의의 측면은 소비자라는 개인을 겨냥하는 서비스로서의 DTC 유전자검 사에서는 간과되곤 하는 측면인데, 만일 마찬가지의 유전자 목록을 국가가 검사하여 각 시민의 삶에 개입하고 각 시민의 유전적 특성을 평가한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국가가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것이 정의롭지 않다면, 각 개인의 선택이 결국은 전체 사회의 풍토를 만들어 낸다고 가정했을 때 DTC 유 전자검사는 어떻게 다른지를 논의하고, 그때 정당 화 가능한 전달 방식의 조건을 도출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DTC 유전자검사라는 “산업”에 종사하는 이에게 절제와 겸손, 통합성이라는 덕목을 언급하는 과제가 갖는 도전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통해 이루어지는 각 단계의 업무의 특성은 이 과제를 요청한다. 통상적으로 탐식, 육욕에 적용되어 온 절제를 과학 기술 사회에 적용할 때, 이 개념은 기술이 멈춰야 하는 지점을 아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38]. 겸손이라는 덕목을 자신이 가진 특성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인식론적 자질로 보는 견해 중 하나는, 본인의 성취와 가치를 완전히 정확하게 인지하지만 이에 대해서 과대평가하지 않는 것[5]으로 정의한다. 종사자에게 있어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업무인 DTC 유전자검사를 이 정의에서 본인의 성취와 가치에 상응하는 것으로 해석하자면, DTC 유전자검사 종사자의 겸손이란, 검사의 현재 수준에 대하여 정확하게 인지하며 이를 과대평가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겸손의 발휘는 결과적으로 (잠재적) 소비자를 보호하는 방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덕목을 하나로 묶으며 한 행위자의 것이 되게 하는 통합성이라는 덕목은 부수적인 특성으로 지적 정직성을 포괄하는 데[38], 직장과 사적 생활에서 분열된 자아가 아니라 하나의 통합적 인격을 갖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현재의 “지식과 무지의 정도를 언제나 정확하게 밝혀라”21)는 도덕적 요구를 따르 고자 하는 습성을 의미한다. 직업 행위자의 덕목의 강조는 통상 전문직 윤리(professional ethics)에서 논해지던 것이지만 DTC 유전자검사가 갖는 사회적 파급력을 생각할 때, 해당 분야 종사자 교 육에도 적용될 만하다. DTC 유전자검사의 판촉과 수행, 분석, 전달하는 과정에서 덕목을 지닌 동 료 시민은 개인과 사회에 주어질 수도 있는 해악을 최소화할 수 있다.22)
오늘날 사회에서 “과학”이라고 불리는 활동이 갖는 권위와 그 권위를 뒷받침하고 있는 눈부신 성과들을 생각할 때, 그 종사자들이 기술적 나르시시즘에 빠지지 않고 실제 기술이 줄 수 있는 한 계를 생각하여 개별 대상에게 최선이 무엇인지를 가늠하여 솔직하게 이를 전달하는 것은 어려운과 제가 되었다. 게다가 일단은 그것인 척, 그런 사람인 척하고 시간을 번 이후에 정말로 그것이, 그런 사람이 되면 된다는 식의 추동은 오늘날 우리가 가장 신봉하는 격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입 과정에서부터 과학적 의구심을 샀던 DTC 유전자검사 서비스가 마치 높은 수준의 과학적 신뢰도를 보장하는 것처럼 상품화하는 경향은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며, 종사자의 덕목에 기대를 거는 것은 가망이 없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절제와 겸손, 통합성의 덕목을 발휘하여 동료 시민에게 주어질 해를 삼가고자 하는 종사자의 바로 그 바람이야말로 DTC 유전자검사의 설명과 판매, 해석, 전달 과정의 각각의 단계에서 종사자가 도덕적 타협의 유혹을 버틸 수 있게 하는 안전 장치다. 따라서 교육에서 이를 언급하여 개별 종사자 각자가 자신의 안전장치가 어디에 놓여 있는 지를 점검하게 하는 것은 위에서 나열한 모든 교육 내용들이 종사자의 실제 업무에 실천되도록 하고, 나열하지 못한 실제 사례들을 풀어나가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다.
Ⅲ. 결론
DTC 유전자검사에 대한 윤리적 우려는 종사자 들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검사교육에 포함되고, 효과적인 교육자료로 개발되어야 한다. DTC 유전자검사가 자율성 존중, 선행과 해악 금지, 정의, 그리고 종사자의 행위자성의 측면에서 각각 갖는 함의는 종사자들이 숙고 가능한 형태의 교육자료로 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 혹은 소비자의 가족·지인, 그리고 전체 대중의 입장에서 DTC 유전자검사가 어떤 위해가 될 수 있는지 고민해 보도록 촉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한편으로 DTC 유전자검사의 허용 이유 중 하나였던, 소비자의 자율성을 증진시키고 그들에게 혜택을 제공한다는 근거를 만족시키려면 DTC 유전자검사의 총괄책임, 검사, 결과 분석 및 결과 전달, 결과 정보 처리, 검사 서비스 관리[25] 각각의 실무는 어떠해야 하는지 기준과 함께 지향점이 제시되어야 한다. DTC 유전자검사에 대해 지금까지 제기되어 왔던 우려를 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은 이 검사가 이미 합법화된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가해질 수도 있는 해와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실용적인 방안이 된다. 따라서 이러한 교육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교육내용의 타당성과 교육방법의적 합성에 관한 고찰이 필요하다. 본 논문은 이를 위한 예비적 탐색의 성격으로, 법에서 규정한 유전자검사교육 내용 중 윤리적 쟁점을 다루었다.
DTC 유전자검사의 윤리적 함의는 고정적이지 않다. 본 논문에서는 현시점의 허용 항목과 질병의 “예방”이라는 허용의 근거에 따라 윤리적 함의를 논하였으나 앞으로의 DTC 유전자검사의 함의는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사례나 국내 일부 논평자[48]의 주장에서처럼 질병 예측성 유전자검사가 미래에는 항목으로 허용될 수도 있다. 그 경우에는 본 논문에서 논의되었던 해나 위험이 그 강도나 범위, 종류를 달리하여 소비자에게 발생할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 더 실질적이거 나 더 큰 혜택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 경우에는 DTC 유전자검사교육의 내용 또한 변화하여야 할 것이다.
DTC 유전자검사기관의 종사자들은 전통적으로 수탁자 책무(fiduciary duty)를 지닌다고 여겨 졌던 의사나 유전상담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다소 과한 기대라고 보일 수도 있는 절제, 겸손, 통합성의 덕목을 교육에서 언급하기를 제안하였다. 이것은 저자들이 DTC 유전자 검사에서 각 단계의 실무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직업·경제활동 실무라는 보다 큰 협력 체계 일부로 파악하였으며, 해당 실무에 참여하는 한 시민이 동료 시민에게 갖는 책무가 그 협력체 계 안의 실무로부터 도출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덕목을 언급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의심스러운, 혹은 조심스러운 실무를 종 사자 개인의 도덕성에 맡겨버릴 수 있음을 의미하 지는 않는다. 종사자들의 업무가 더 이상 윤리적 일 수 없는 수준으로 DTC 유전자검사 실무가 변 질된다면 그때는 개인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그 러한 실무를 중지하도록 하는 것이 해악에 대한 정당한 “예방” 방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