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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Attempt to Mediate the Conflicts between the Ethic of Inevitability and the Ethic of Inseparability in terms of Human Cloning*

구미정1, 양재섭1
Mi-Jung KOO1, Jae-Sub YAN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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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구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유전공학과·필휴먼생명학연구소
1Department of Genetics, College of Natural Sciences, Daegu University Philhuman Institute of Life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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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line: Jun 30, 2004

요약

복제양 돌리의 출현은 인류 역사에서 하나의 분수령이 된다. ‘바이오테크’ 시대로 접어든 인류는 생명에 대해 전권을 휘두르는 무한한 능력을 소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운전도 할 줄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차 열쇠를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돌리 출현 직후, 미국에서 인간 복제 연구에 대한 모라토리엄 선언이 나온 배경에는 그러한 우려가 깔려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명공학기술은 세계 우위를 점하면서도, 생명윤리의식은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윤리의식의 부재는 기술문명의 파국을 불러올 것이므로, 지금이야말로 ‘인간이후 시대’를 대비하여 올바른 인간관의 정립이 시급하다.

인간복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어차피 언제 어디선가는 반드시 인간복제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인간복제가 ‘불가피하다’고 강변한다. 이른바 ‘불가피성의 윤리’는 그것에 반대하는 모든 논변을 비웃으면서 사람들 사이에 무기력감과 체념을 유포시킨다. 그러나 우리가 이와 같은 불가피성의 윤리에 사로잡혀 소수의 과학엘리트들이 이끄는 대로 무분별하게 끌려간다면, 인간이 기계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현시점에서 우리에게는 숙명론적 혹은 결정론적 불가피성을 넘어서는 일이 우선시된다.

불가피성의 윤리가 과학기술적 정언명령에서 나온다면, ‘불가분성의 윤리’는 직관주의적 각성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불가분성의 윤리가 지시하는 대로 만물의 상호연관성과 상호의존성을 깨닫고 나면, 카우보이식으로 밀어붙이는 영웅주의적 과학행위가 아니라 후세대와 지구생명에 더욱 민감한 책임적 과학행위에 헌신할 수 있다. 여기서 직관주의 윤리가 지속적인 사회적 구속력을 가지려면, 예컨대 현재 유럽 국가들에서 시행되고 있는 ‘합의회의’나 ‘과학상점’등의 시민참여기구가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시대로 들어갈 때마다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떤 종류의 인간성을 키워야 하고 어떤 미래를 열어갈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어쩌면 21세기에 요청되는 인간개념은 ‘호모 에콜로지쿠스’인지도 모른다. 호모 에콜로지쿠스는 생태학의 법칙에 따라 현재의 위기를 창조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원형(prototype)적 개념이다. 호모 에콜로지쿠스는 기계론적 인간관에 기반한 결정론적 불가피성에 사로잡히지 않고, 오히려 만물의 불가분성을 존중하여 생명윤리에 헌신한다. 만약 우리가 어떠한 윤리적 선택을 함에 있어서 인간 이외의 다른 피조물과 후세대와 생태계 전체의 안녕을 준거로 삼을 수 있다면, 다시 말해, 불가분성의 윤리가 우리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 전반을 이끄는 하나의 원천이자 방향이 될 수 있다면, 불가피성의 윤리는 불가분성의 윤리와 화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때 비로소 우리는 “내가 이것을 행하는 것이 불가피한 까닭은 이것이 만물의 불가분성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증진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Keywords: ethic of inevitability; ethic of inseparability; moratorium on human cloning; laws of ecology; Homo ecologicus
Keywords: 불가피성의 윤리; 불가분성의 윤리; 인간복제 모라토리엄; 생태학의 법칙; 호모 에콜로지 쿠스


[2024년 12월 특집 논문] 헬스케어 AI 윤리에서 환자·시민 참여 모형: 주제범위고찰과 방법론적 검토에 기초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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