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Journal of Medical Ethics
The Korean Society for Medical Ethics
연구논문

한의과대학에서 죽음학 교육 필요성에 대한 인식조사 및 교과목 설계

진명호1https://orcid.org/0009-0000-4701-8994, 이해웅2https://orcid.org/0009-0000-8457-3751, 김선경3,*https://orcid.org/0000-0001-7022-0234
Myung Ho JIN1https://orcid.org/0009-0000-4701-8994, Hai-Woong LEE2https://orcid.org/0009-0000-8457-3751, Seon Kyoung KIM3,*https://orcid.org/0000-0001-7022-0234
1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조교수
2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3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조교수
1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College of Korean Medicine, Dong-Eui University.
2Professor, Department of Preventive Medicine, College of Korean Medicine, Dong-Eui University.
3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College of Korean Medicine, Dong-Eui University:
*교신저자: 김선경,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e-mail: pietas@deu.ac.kr

ⓒ Copyright 2023 The Korean Society for Medical Ethic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ug 10, 2023; Revised: Aug 11, 2023; Accepted: Sep 07, 2023

Published Online: Sep 30, 2023

요약

죽음학 수업이 최근 한국에서도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의과대학에서도 죽음학과 관련된 강의가 개설되어 진행 중이다. 한의과대학에서는 의료윤리 과목 내에서 죽음과 관련된 윤리 문제 등의 학습성과를 설정하고 있지만, 죽음학을 주제로 하는 과목은 개설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의과대학 교수, 졸업생, 학생들을 대상으로 죽음의 인식이나 죽음교육 인식 및 요구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 조사 결과 죽음을 가깝게 인식하고 있었고, 죽음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한 죽음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환자의 죽음에 대한 대처, 자신과의 대면 등의 답변이 있었고, 죽음교육에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주제는 의료인으로서 임상에서 죽음 맞이, 죽음을 통한 삶의 태도·방식에 대한 교육 등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의과대학 죽음교육 현황, 한의학교육 자문 및 관련 저서, 논문을 검토 및 참조하여 한의과대학에서 진행할 수 있는 한 학기 분량의 죽음교육 수업계획서를 제안하였다. 본 죽음학 수업 제언이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후속 연구들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Abstract

This article reports on a survey that was conducted on students and professors at a college of Korean medicine on attitudes toward death and the need for death education. Survey results show a high demand among participants for death education, including education about facing death in clinical practice as a medical professional. In light of the results of this survey, we propose a semester-long death education course and hope that this recommendation will be helpful for implementing and developing death education at medical schools of Korean medicine.

Keywords: 의학교육; 죽음교육; 죽음준비; 한의과대학; 교육과정
Keywords: medical education; death education; death preparation; College of Korean Medicine; curriculum

I. 서론

태어나고 죽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며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과정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고령화 사회에 이른 현대 사회에서는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꿈꾼다.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며 더 나아가 인간으로서 가지는 존엄을 훼손하는 질병은 과연 살아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낫겠느냐는 물음을 던진다. 그러므로 중풍, 치매, 파킨슨병 같은 질병처럼 육체적인 파행뿐 아니라, 인지와 기억 등 정신적 사고 활동과 관련된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 삶의 존엄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문제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일반화된 시대에 말기 환자들의 경우 언제까지 병원에서 관리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의료윤리의 여러 원칙과 관련되어 있어 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존엄사와 안락사 같은 용어도 아직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으며, 앞으로 많은 논의와 법적 개선의 과정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1]. 존엄사와 관련된 사회적 논의는 오랫동안 이루어졌고 그 결과물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약칭: 연명의료결정법)」이 탄생하였으며 여전히 개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2].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발적 안락사를 인정하고 있으며, 또 앞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 비해 매우 달라진 시각을 보이고 있으며, 조력존엄사 같은 민감한 주제마저 입법화 논의가 있을 정도이다.1)

삶과 죽음은 전통적인 철학, 윤리학, 법학 등의 탐구 대상이었고, 현대에 와서는 삶과 죽음 그 자체의 과학적 실체에 관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지만 이를 토대로 한 기술개발이 더 중요한 과제이다. 뇌사, 장기이식, 안락사 같은 사회적 논의와 함께 의학적 치료 기술 연구개발이 현실적으로 각국의 중요한 미래산업으로 설정되고 있으며,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최근 새롭게 도입되거나 개정된 법률들이 이를 반영한다.

여러 가지 논의 중에서도 우선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은 개인적, 사회적뿐 아니라 임상 영역에서도 중요한 과제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죽음교육을 실시해 왔으며 이를 통해 죽음에 대한 적극적 준비와 함께 삶을 대하는 태도와 가치관에 관한 성찰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3]. 웰다잉에 관해서는 다양한 작업치료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국내 연구 동향을 분석한 연구가 있다[4]. 의학교육에서 죽음학 수업에 관한 연구로 박중철의 ‘의과대학생을 위한 죽음학 수업’[5]에서는 의대생을 위한 죽음교육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죽음의 의미, 죽음의 철학, 죽음의 윤리, 죽음과 자존감, 죽음과 공동체, 죽음의 주체성 6개 주제에 관한 수업과 예비의료인으로서 감상과 고민을 정리하여 제출하고 피드백을 제공하여 학생들의 호응을 얻은 경험을 기술하였다. Kim & Kim의 ‘현대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으로서의 죽음과 의학교육’[6]은 의과대학 죽음학 교과 과정 현황과 내용을 정리하고 서사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수업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Kim의 ‘의과대학생 죽음교육을 위한 국내 저역서 현황 및 유형과 활용방안’[7]에서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죽음학, 죽음교육, 임종준비, 근사체험·임사체험 주제별로 교과서, 심화 연구, 개론서, 에세이 등 국내 출판 서적을 소개하고 활용성을 언급하였다.2)

한의과대학에서는 지난 2008년 대학교육협의회 평가와 함께 의료윤리 과목을 보편적으로 개설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다. ‘교육과정의 운영’ 항목의 권장 표준 교과목에서 인문사회 의학의 예로 의료윤리학, 의료 커뮤니케이션, 의료와 사회 등을 제시한 것이다[8]. 전통 한의학교육에서 이상적인 의사상으로 여겨진 윤리의식[9]을 포괄하여 현대의료의 규범화된 의료윤리에 대한 교육이 시작되었고, 현재 한의과대학에서 죽음과 관련된 윤리 문제와 토의 주제를 제공한다.

죽음과 관련된 주제는 의료윤리, 의료사회와 임상 각과 등 여러 과목에서 학습할 수 있지만, 죽음학 수업을 과목으로 개설해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 의과대학과는 달리 임상 현실에서 죽음을 직접적으로 만날 기회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임상 각과를 포괄하는 의료인으로서 졸업 후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일에 종사하게 되고, 죽음과 관련된 환자의 불안이나 노인 환자의 상담 및 치료를 담당하고, 사망 선고, 사망 진단서를 작성하거나 응급의료, 호스피스·완화의료, 뇌사판정에 참여하는 등 실질적인 업무3)를 수행하므로 죽음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에 다양한 죽음학의 주제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면 앞으로 연명의료, 응급의학, 호스피스 등 한의사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부산의 한 한의과대학에서 죽음학 수업을 개설하기 위한 기초조사를 시행하여 그 결과를 분석하고, 기존 죽음학 연구와 강의를 참고하여 교과목 수업계획서를 제안하려고 한다.

Ⅱ. 본론

1. 설문 대상 및 방법

현재 대학생이나 노인의 죽음교육 필요성에 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고 있고4), 간호대학이나 의과대학에서도 죽음교육에 관한 연구가 있다5). 일반인뿐만 아니라 의료인들의 죽음교육 필요성이 점점 커지지만, 아직 한의과대학에서는 죽음교육과 관련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죽음학 교육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기에 앞서 교육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학생과 교육의 제공자가 되는 교수, 그리고 졸업 후 임상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졸업생을 대상으로 죽음에 대한 인식과 교육 요구를 조사하였다.

죽음에 대한 인식조사의 목적은 각 대상자가 죽음에 대해 가지는 기본적인 인식을 파악하여 어떤 교육적인 도움이 필요할지 파악하는 것이고, 교육 요구에 대한 조사는 대상자들이 죽음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좋은 죽음학 수업이 되기 위해서는 학습의 수요자인 학생들의 인식을 탐색하는 작업이 중요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설문 조사에 학생들을 포함시켰으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좋은 수업계획서를 개발하고,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유발하는 주체가 교수들이므로 교수들의 의견도 설문 조사에 포함하였다. 또한 이러한 주제는 대학 내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임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졸업생들의 의견도 중요하므로 졸업생을 포함하여 설문 조사를 시행하였다.

설문은 구글 설문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이용하였고, 필요한 부분은 엑셀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설문 문항은 선행 연구들[1013]을 참고6)하여 한의과대학의 기초·임상·의료인문학 교수 3명이 논의한 후 의과대학 임상·의학교육학 교수 2명의 조언을 구하여 개발하였다. 내용은 죽음의 인식(죽음과의 거리감, 죽음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나 이미지, 죽음이 두려운 이유, 죽은 후의 상태), 죽음교육에 대한 인식 및 요구(죽음교육의 필요성 및 그 이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 교육 방식, 교육에 적합한 학년, 교육 시간)에 대한 구성으로 총 17문항이다<Table 1>.

Table 1. Survey questions
A survey of the perceptions of students at Medical schools of Korean Medicine for the development of death studies subjects
1. Where do you think death is?
2. What images come to mind when you hear the word death? (Select 2)
3. How much do you think about the death of others in your daily life?
 3-1. How do you feel about the unexpected death of someone you had a close relationship with? (Select 2)
 3-2. How do you feel about the death of someone you had a close relationship with due to a long illness? (Select 2)
4. How much do you think about your own death in your daily life?
 4-1. What do you think of when you think of your own sudden death? (Select 2)
 4-2. What do you think of when you think of death after fulfilling your command? (Select 2)
5. If you are afraid of death, what factors are you afraid of? (Select 2)
6. What do you think happens when you die?
7. Do you think that death studies (death education) classes are necessary in the curriculum of Korean medicine schools?
 7-1. (Reasons why death education is necessary in number 7, select 2)
 7-2. (Reasons why death education is not necessary in number 7, select 2)
8. What topics do you think are important in death education? (Select 3)
9. Which method of death education do you think is appropriate? (Select 2)
10. At what grade level do you think death education is appropriate?
11. How much time do you think is appropriate for death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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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의 대상 인원은 교수 32명, 졸업생 51명, 학생 296명(예과 1학년 46명, 예과 2학년 54명, 본과 1학년 63명, 본과 2학년 36명, 본과 3학년 47명, 본과 4학년 50명)으로 총 379명이었다. 데이터 분석에 이용된 응답 인원은 교수 26명, 졸업생 38명, 학생 225명(예과 1학년 41명, 예과 2학년 51명, 본과 1학년 44명, 본과 2학년 31명, 본과 3학년 23명, 본과 4학년 35명)으로 총 289명이었고, 응답률은 교수 81.3%, 졸업생 74.5%, 학생 76.0%이었다.

본 연구는 2023년 4월 27일 동의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승인번호: DIRB-202304-HR-E-14)을 취득하였으며, 설문은 5월 30일부터 6월 12일까지 2주간 진행되었다.

2. 설문 내용 및 결과
1) 죽음에 대한 인식

죽음에 대한 인식 문항은 죽음과의 거리감, 죽음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나 이미지, 죽음이 두려운 이유, 죽은 후의 상태로 구성하였다.

죽음에 대한 거리감은 일반적인 죽음에 대한 문항과 자신·타인의 죽음에 대한 문항으로 나누어 질문하였고, 죽음의 느낌이나 이미지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죽음에 대한 이미지, 자신·타인의 갑작스럽거나 예기치 않은 죽음과 명을 다하였거나 오랜 병환으로 인한 죽음으로 나누어 문항을 구성하였다.

죽음을 어느 정도 가까이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1번 문항)에 대해서 ‘항상 함께 있다’는 응답이 106명(36.7%), ‘가까이 있다’ 96명(33.2%)으로 69.9%의 응답자가 죽음을 가까이 느끼고 있었고, ‘보통이다(생각해 본 적이 없다)’ 43명(14.9%), ‘멀리 떨어져 있다’ 34명(11.8%), ‘현재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다’ 10명(3.5%)이 응답하였다. 교수, 졸업생, 학생의 그룹으로 나누었을 때에도 대체적으로 가까이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Table 2>, <Figure 1>. 죽음을 자신/타인으로 나누었을 때 자신의 죽음(4번 문항)에 대해서는 117명(40.5%)이 ‘가끔 생각한다’로 응답하였고, ‘한두 번 생각해 본 것 같다’ 105명(36.3%), ‘자주 생각한다’ 52명(18%),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15명(5.2%), ‘매일 생각한다’ 9명(3.1%)으로 일반적인 죽음보다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느끼는 거리감이 좀 더 먼 것을 알 수 있었다. 타인의 죽음(3번 문항)에 대해서도 143명(49.5%)의 응답자가 ‘가끔 생각한다’로 답하였고, ‘한두 번 생각해 본 것 같다’ 83명(28.7%), ‘자주 생각한다’ 40명(13.8%),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17명(5.9%), ‘매일 생각한다’ 6명(2.1%)으로 일반적인 죽음에 대해서는 가깝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이 자신이나 타인으로 초점이 맞춰지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적게 한다고 볼 수 있다.

Table 2. Distance from death
Where do you think death is?
1. It has absolutely nothing to do with me at the moment. 10 (3.5%)
2. Far away 34 (11.8%)
3. It's normal (I've never thought about it) 43 (14.9%)
4. Close by 96 (33.2%)
5. Always together 106 (36.7%)
1-5 Scale score 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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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 Distance from death (comparison of professor/graduate/stu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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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2번 문항, 2개 선택)에 대해서는 슬픔(107명), 돌이킬 수 없고 불가항력적인 순간(73명), 무(72명), 관계의 단절(55명), 소멸과 분해(52명), 생각과 감정의 소멸(49명) 순으로 응답하였고, 해방(27명), 편안함(17명), 완성(14명)과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에도 많지는 않지만 응답을 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명을 다한 죽음을 비교해 보면, 자신의 갑작스러운 죽음(4-1번 문항, 2개 선택)에 대해서는 허무함(140명), 두려움(107명), 억울함(71명), 슬픔(68명) 순이었고, 자신의 명을 다한 죽음(4-2번 문항, 2개 선택)에 대해서는 편안함(120명), 담담함(111명), 해방감(83명), 삶의 완성에 의한 충만감(71명) 순으로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죽음의 형태에 따라 느끼는 것이 확연히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타인의 예기치 않은 죽음(3-1번 문항, 2개 선택)에 대해서는 슬픔(217명), 허무함(180명), 두려움(68명), 절망(48명) 순이었고, 타인의 오랜 병환으로 인한 죽음(3-2번 문항, 2개 선택)은 슬픔(232명), 허무함(114명), 해방감(54명), 두려움(53명) 순으로 자신의 죽음보다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죽음이 두려운 이유(5번 문항, 2개 선택)에 대해서는 겪어보지 못함(141명), 죽는 과정(131명), 존재의 상실(131명), 관계의 단절(118명) 항목이 고른 분포를 보였고, 사후세계(24명), 소유물을 잃음(13명), 그리고 기타 의견으로 ‘남은 사람들이 느낄 감정’에 해당하는 응답이 6명으로 조사되었다.

죽은 후의 상태에 대한 응답(6번 문항)은 ‘뇌와 장기의 정지(육체와 정신의 동시 소멸)’ 104명(36%), ‘알 수 없음’ 67명(23.2%), ‘윤회(언젠가 어떤 존재로 다시 태어남)’ 42명(14.5%), ‘사후세계로 감’ 34명(11.8%), ‘육체는 소멸, 영혼은 존재’ 27명(9.3%), ‘생각해 본 적 없음’ 11명(3.8%)으로 나타났다.

2) 죽음교육에 대한 인식 및 요구

죽음교육에 대한 인식 및 요구에 대한 문항은 한의과대학 교과 과정 중 죽음교육의 필요성 및 그 이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 교육 방식, 교육에 적합한 학년, 교육 시간으로 구성하였다.

죽음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7번 문항)에서는 ‘필요함’이 144명(49.8%)로 가장 많았고, ‘아무런 생각이 없음’ 50명(17.3%), ‘필요하지 않음’ 44명(15.2%), ‘매우 필요함’ 29명(10%), ‘전혀 필요하지 않음’ 22명(7.6%)로 나타났다. 교수, 졸업생, 학생의 그룹으로 나누었을 때에도 대체적으로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Table 3>, <Figure 2>, <Figure 3>.

Table 3. The need for death education
Do you think that death studies (death education) classes are necessary in the curriculum of Korean medical schools?
1. Not needed at all 22 (7.6%)
2. Unnecessary 44 (15.2%)
3. No idea 50 (17.3%)
4. Needed 144 (49.8%)
5. Very needed 29 (10%)
1-5 Scale score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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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Necessity of death education (all sub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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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Necessity of death education (comparison of professors/graduates/stud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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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교육이 필요한 이유(7-1번 문항, 2개 선택)에 대해서는 ‘환자의 죽음(환자의 진료)에 대한 대처’ 144명, ‘자신과의 대면(자기성찰)’ 102명, ‘죽음에 대한 지식 확장’ 98명 순으로 많았고, ‘상실에 대한 슬픔 극복’ 35명, ‘죽음에 대한 두려움 감소’ 33명이 뒤를 이었다<Figure 4>. 죽음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7-2번 문항, 2개 선택)에 대해서는 ‘허무주의나 왜곡된 종교에 빠질 우려가 있음’ 70명, ‘학생들의 학업 부담이 커짐’이 69명, ‘한의학 교육과 맞지 않음’이 62명, ‘일상생활 속 두려움을 키움’ 22명, ‘죽음에 대한 거부감을 키움’ 19명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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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Why death education is necess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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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관련하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8번 문항, 3개 선택)에 대해서는 ‘의료인으로서 임상에서의 죽음 맞이’ 144명, ‘죽음을 통한 삶의 태도/방식에 대한 교육’ 143명, ‘임상에서 죽음 맞이’ 114명, ‘의과학적 담론(뇌과학, 생리심리학, 인지과학 등)’ 87명, ‘죽음에 대한 개념, 정의’ 67명, ‘호스피스, 완화의료, 연명치료’ 62명, ‘애도 과정, 상실감 회복’ 54명, ‘철학적 담론(육체와 영혼, 이기론 등)’ 52명, ‘개인, 가족의 임종 준비’ 47명, ‘자살, 조력자살, 안락사’ 34명 등의 순이었다. 죽음교육의 방식(9번 문항, 2개 선택)으로는 ‘교수자의 견해 전달(다양한 전공)’ 126명, ‘죽음에 관한 전문가와의 대담’ 117명, ‘토론’ 79명, ‘실습 및 체험’ 73명, ‘영상시청’ 72명, ‘팀 프로젝트’ 51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에 적합한 학년을 고르는 문항(10번 문항)에서는 124명(42.9%)이 예과 1학년으로 응답하였고, 그 뒤를 이어 예과 2학년 48명(16.6%), 본과 1학년 46명(15.9%), 본과 4학년 31명(10.7%), 본과 2학년 21명(7.3%), 본과 3학년 19명(6.6%)으로 저학년을 우선시 생각하거나 마지막 학년인 본과 4학년을 꼽았다<Table 4>, <Figure 5>.

Table 4. Appropriate grade for education(1st year of pre-medical school to 4th year of medical school are indicated as M1 to M6)
At what grade level do you think death education is appropriate?
1. M1 124 (42.9%)
2. M2 48 (16.6%)
3. M3 46 (15.9%)
4. M4 21 (7.3%)
5. M5 19 (6.6%)
6. M6 31 (10.7%)
1-6 Scale score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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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Grade appropriate for education (for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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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적합한 시간(11번 문항)에 대해서는 113명(39.1%)이 ‘타 과목 차시 중 2시간’을 골랐으며, ‘한 학기(ex. 본과 2학년)’ 95명(32.9%), ‘한 학기(ex. 예과 2학년 및 임상실습 과목 차시 중 한 시간씩(본과 3, 4학년)’ 47명(16.3%), ‘두 학기(ex. 예과 1학년, 본과 3학년)’ 22명(7.6%) 순이었고, ‘2시간 기준 4주’, ‘예과 내내’, ‘임상과 닿아 있는 학기 전체’, ‘의과대학의 커리큘럼 참고’ 등의 기타 의견이 있었다<Table 5>, <Figure 6>.

Table 5. Appropriate amount of education
How much time do you think is appropriate for death education?
1. 2 hours during other subjects 113 (39.1%)
2. One semester (ex. M2) + 1 hour of clinical practice class (M5, M6) 47 (16.3%)
3. One semester (ex. M4) 95 (32.9%)
4. Two semesters (ex. M1, M5) 22 (7.6%)
5. Etc. 12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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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Appropriate amount of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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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룹에 따른 차이

대부분 설문 항목에서 교수/졸업생/학생의 차이는 전체 비율과 비슷한 분포를 보였지만 약간의 차이가 나는 문항도 있었다. 예를 들어 죽음에 대한 인식 문항 중 ‘자신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생각’(4-1번 문항)에서 교수와 졸업생은 ‘억울함’이 적은 반면, 학생들은 ‘억울함’의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Figure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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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Thoughts about one's own sudden death (professor/graduate/stu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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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관련된 문항 중에서도 대부분 비슷했으나 ‘적합한 교육 학년’(10번 문항)의 질문에서 교수는 ‘본과 4학년>본과 3학년=본과 2학년=본과 1학년=예과 2학년>예과 1학년’ 순으로 나타났으나, 졸업생은 ‘예과 2학년>본과 4학년>본과 3학년>본과 2학년>예과 1학년’ 순으로 나타났고, 학생들은 학년마다 대체적으로 예과 1학년이 많은 편이었다<Figure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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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8. Appropriate grade for education (professor/graduate/stu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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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죽음교육에 대한 제언
1) 의과대학 죽음교육의 현황

최근 전체 의과대학에서 죽음이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는 교과목은 10과목 정도이다[14]. 40개 의과대학 중 죽음학 교과목을 가진 두 학교의 일부 교육사례를 살펴보겠다. 단순히 개인의 고통과 질병 치료 목적인 보건의료 서비스를 뛰어넘어서, 질병 발생, 진단, 치료에 대한 역사적·경제적·사회문화적 측면과 깊이 관련된 죽음에 대한 문제를 담론하기 위해 A대학교 의과대학은 2017년부터 본과 1, 2학년(10−25명)을 대상으로 선택과목 <의과대학생을 위한 죽음학 수업> 15차시를 진행하고 있다[15]. 담당 교수는 가정의학과, 피부과학, 병리학, 방사선종양학, 의학교육학, 성형외과학, 보건대학원 교수 등 팀티칭으로 이루어진다.

수업의 목적은 인간적 죽음을 지켜내는 수단으로써의 의학은 기술과 역량을 넘어서 정체성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다. 인간적인 죽음을 마지막까지 자기 정체성대로 사는 것으로 정의하고, 의학은 이른 죽음, 피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죽음, 고통스럽고 끔찍한 죽음, 너무 질질 끌면서 다가오는 죽음으로부터 환자들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죽음에 대한 의료인의 역할을 가르친다. 의사의 불안, 상처, 자존감은 뒤로한 채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공감, 연민, 헌신을 강조하는 현실 앞에서, 지속 가능한 의료인의 자존감을 길러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완성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죽음으로 완성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하고, 죽음에 대한 의료인과 의학의 태도를 정립하는 학습성과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수업 주제는 죽음의 가치(죽음은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죽음의 철학(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을까?), 죽음의 윤리(삶은 권리인가, 의무인가?), 죽음의 현상학(죽음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 죽음과 공동체(죽음은 공동체 내에서 어떻게 공유되어야 하는가?), 죽음의 주체성(나는 어떻게 죽고 싶은가?)을 중심으로, 수업 전 감상문 제출 및 나눔, 오리엔테이션, 영화 감상, 수업 후 감상 나눔, 교수 피드백으로 이뤄진다. 평가는 성실도, 감상 및 사고의 깊이를 보고서 평가(40%)로, 출석 및 출결 시간 엄수, 수업 태도를 출결 평가(60%)로 하고 있다[5].

B대학교 의과대학의 의학과 2학년(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선택과목 <죽음학 개요> 15차시의 수업 구성은 다음과 같다.7) 담당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인문학, 응급의학과, 내과학, 소아청소년의학, 해부학, 가정의학 교수로, 교과목 목적은 죽음의 의미 및 죽음과 관련한 철학, 문화, 종교, 사회, 법률적 문제를 이해하여,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 및 보호자에게 의사가 해야 할 역할과 그 실제(상담, 연명의료결정, 장기기증, 지지적 면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수업 성과는 죽음의 정의, 사회문화적 의미, 철학적 의미, 영적 의미 그리고 법적 이슈 / 발달 단계별 죽음의 인식과 그 대처 방법 / 급성 죽음과 아동기 죽음과 같은 다양한 임상 현장에서 발생하는 죽음과 그 대처 / 애도 과정과 애도를 돕는 사례별 방법 / 임종 과정과 임종을 돕는 사례별 방법 / 안락사, 조력자살과 관련된 윤리와 법적 이슈 / 완화의료, 호스피스 / 자살의 사회적 영향과 의료적 개입 및 예방 활동/ 시신 기증 또는 조직 활용의학 분야의 현황과 전망 / 삶의 연장에서 항노화와 생명 연장 / 좋은 죽음에 대한 자신과 동료의 생각을 청취하고 정리하여 비교·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업 주제는 죽음이 두려운 이유, 자살, 죽음의 사회문화적·철학적·영성적 측면, 애도와 애도 돕기, 임종과 임종 평가, 호스피스 임상 실제, 소아청소년과에서 죽음, 응급실에서 바라본 죽음, 뇌사·장기이식, 안락사, 죽음윤리, 기증, 항노화와 생명연장, 좋은 죽음 맞이, 우리 안의 죽음·나의 죽음을 중심으로, 강의, 조별 토론·발표 및 교수 피드백으로 이루어진다. 평가는 시험(50%), 과제·발표(30%), 출석(20%; 수업의 3/4 이상을 반드시 참여하여야 하고, 지각도 출석점수의 1/2로 반영하여 차감)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학교의 수업계획서를 살펴보면, 의료인으로서 죽음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넘어서서, 철학적인 접근을 토대로 개인 및 의사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을 큰 가치로 두고 있었다. 의학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죽음학을 가르칠 때는 임종맞이, 애도 등 병원에서 죽음의 순간이 머무는 시·공간만을 다루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은 직업전문성으로 생명지상주의를 엄격히 체화해야 하고, 평생 법적·윤리적·양심적 책임을 지면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이라는 주제를 삶과의 대척점에 두고 정복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을 삼가야 하고, 학생들은 현대인들이 죽음을 인식하는 방식인 좋은 죽음의 차원보다 더 높은 곳에서 정체성 갈등의 문제까지 다룰 수 있게 해야 한다. 즉, 의과대학생들의 죽음교육은 죽음의 부정성과 경계심을 조심스럽게 가라앉히고, 죽음이 주는 삶에 대한 가치의 지평 확장을 지지하는,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기획이 되어야 한다[5].

2) 한의과대학 죽음교육 수업계획서 제안

현재 12개 한의과대학·대학원의 교육과정(학교별 홈페이지 게시 기준)에 죽음을 주요 주제로 하여 개설된 과목이 없는 것은 죽음과정을 직접 목도하고 사망판정을 내리는 점에 있어서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의 역할에서 오는 차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앞서 살펴본 두 의과대학의 사례처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철학·사회문화·역사적 접근으로 유도되는 의료인의 정체성 확립이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사 자신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고려할 때8), 의료인으로서 한의사의 역량을 구성하는 데에도 죽음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관점에 기초를 두어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죽음학에 대한 교육요구도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한의학적으로 어떤 접근이 필요할지에 대해 고찰하여 강의주제를 정하였으며, 각 주제에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수업방식을 적용한 수업계획서를 제안해 보았다<Table 6>.

Table 6. Proposal for death education class plan for Medical schools of Korean Medicine
Week Topic Class method
1 Philosophical, socio-cultural, and spiritual meaning of death Death in traditional culture and the history of Korean medicine Flipped learning (documentary)
Lecture
: Departments of basic medical science
2 Relationship between death and fear, attitudes toward death, trends and status of death awareness according to life cycle Lecture
: Departments of basic medical science
3 Approach by Korean medicine department according to the type and actual situation of death Lecture
: Departments of clinical science
4 Ethical and legal approach to medical decisions for terminally ill patients Role of medical personnel in Korean medicine approach Flipped learning (movie watching), Discussion / Presentation
5 Understanding brain death/persistent vegetative state situations Medical approach to end-of-life judgment and prognosis Lecture
: Departments of clinical science, Discussion / Presentation
6 The meaning of a good death, its components, and the relationship between death and life. Understanding and modern interpretation of death in Eastern philosophy. Lecture
: Departments of clinical science, Discussion / Presentation
7 Obligation to live, right to die, subjectivity of death Characteristics of how life and death are recognized in Korean medicine Watching a movie and Psychiatrist's discourse
8 Midterm exam
9 Why preparation for death is necessary and its background
The relationship between Korean medicine and theology
Lecture
: Departments of clinical science
10 What to prepare for when you are healthy
The importance and necessity of preventive medicine in Korean medicine
Lecture
: Departments of basic medical science
11 Things to prepare when you are an Korean medicine doctor, guardian, or patient Lecture
: Departments of clinical science, Discussion with the bereaved family
12 The medicalization of death and the significance of funerals
History of funeral culture in Korean society and differences in funeral culture by religion
Forensic Scientist Lecture
13 The death of neuroscience discourse Brain scientist lecture
14 Relationship between life and death - survival and existence Watching a movie, Discussion / Presentation
15 Final ex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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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학 교육 필요성과 죽음과 관련된 주제, 죽음에 대한 태도에 관한 설문 결과는 기존 죽음교육의 내용 중에서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 필요한 주제를 선정하는 기본이 되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로 시작하여 다양한 역사와 문화에서 죽음이 어떻게 인식되었는가를 이해하고 이는 철학·사회·문화·의학·한의학·종교 등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다음은 죽음에 대한 개인과 집단의 태도와 의료인으로서 받아들이는 자세에 관한 내용이 이어지고, 임상에서 맞이하는 죽음과 함께 말기 환자와 관련된 윤리·법적인 접근에 대해 살펴보고 의료인으로서 역할을 돌아볼 수 있는 내용을 넣었다. 죽음을 삶의 한 과정으로 인식하고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내용과, 죽음을 처리하는 과정, 죽음과 관련된 담론 등에 관해 이해하고 토론할 수 있는 시간도 확보하였다. 무엇보다 의료인의 하나인 한의사로서 정체성과 역량을 죽음학 교육을 통해 어떻게 길러낼 것인지에 관한 고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한의과대학 죽음교육 수업계획서 주제의 큰 틀은 『삶의 마무리에 대한 의료이야기: 죽음학 교실』[16] 외 다수의 죽음 교육에 활용되는 저서, 의과대학 수업교재 및 참고문헌을 토대로 하였다. 한의과대학의 원전학교실, 의사학교실, 예방의학교실, 의학교육학교실에 죽음에 관한 한의학교육 및 윤리·철학·역사적 자문을 구하여, 죽음학 교육과정이 한의학 교육역량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평가는 의료인문학적 관점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한의사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집중하기 위하여 정성평가를 중심으로 하고, 경쟁을 최대한 지양하여 Pass/Non-pass로 성적을 부여할 계획이다. 평가 항목은 수업 자세와 성실성 및 사유의 깊이를 중요하게 여겨 시험 50%, 과제(교수평가)·토론/발표(동료평가, 자기평가) 30%. 출석·태도 20%로 한다. 아울러 정직성과 정성을 다하는 자세를 길러주기 위해 과제의 기한, 미완성도, 표절률에 대하여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다.

Ⅲ. 고찰

죽음의 순간은 태어남과 같이 삶에서 단 한 번 직면하는 것이고, 죽음 후에 겪게 되는 일 또는 사후세계에 대해서 산 자로서는 그 누구도 경험을 논할 수 없기에, 우리는 인간의 힘으로 인지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두려움을 본능적으로 갖는다[17]. 사회가 의사에게 독립적인 권위를 인정하고 명예를 부여하는 가장 큰 이유도 삶과 죽음 사이에서 인간의 생명이라는 가장 존엄한 가치에 생의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특권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의학은 인간을 질병과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에, 죽음을 하나의 정복 대상으로 여기게 된다. 그렇기에 생의학적 차원의 질병 치료에 대한 의미를 넘어서 사회문화적, 철학적, 역사적, 인류학적 측면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만, 의과학적 기술주의 집착으로 이어지지 않게 된다.

즉, 죽음을 삶의 대척점에만 놓는 치료행위는 의사의 정체성에 혼란을 주며, 노화를 비롯한 죽음의 부정 자체는 점점 의사의 무능력과 실패로 인식된다. 이 악순환은 불치병 또는 고령 환자에게 종종 불행을 주는 의학발전과 맞물리고, 수많은 환자의 죽음을 비극으로 만들어가기도 하기에 현대사회는 죽음을 새롭게 관리된 ‘의학적 죽음’이라는 이미지로 변화시키고 있다[18]. 의료가 환자와 보호자들이 죽음을 잘 받아들이고 잘 이별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역할에 충실하지 못함으로써, 사회는 기형적 죽음을 생산해 내고 있다.

아내의 요구로 뇌출혈 환자가 퇴원 후 집에서 5분 만에 사망한 사건(1997년), 아버지가 사지마비의 희귀병을 앓고 있는 딸의 산소호흡기를 끈 사건(2003년), 근이영양증으로 오랜 시간 투병 및 뇌 손상에 의해 식물인간 상태였던 식물인간 아들의 아버지가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사건(2007년), 70대 남편이 치매에 걸린 아내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사건(2012년), 아들이 뇌종양 말기 아버지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사건(2013년), 교통사고 뇌 손상으로 25년 동안 식물인간 상태였던 아들로 인해 아버지가 집에 불을 질러 모두 사망하게 된 사건(2013년), 중국인 동포 부부의 경우, 원인 불명의 뇌 손상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연명의료 상태에 있던 아내가 더 이상의 치료를 원하지 않자 남편이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사건(2020년), 뇌출혈에 의한 장애로 비위관 인공영양 상태인 아버지를 아들이 굶겨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2021년) 등 의료비 부담, 간병 부담으로 가족이 직접 환자를 사망하게 한 사례들은 의사의 살인 방조죄, 부모-자식-부부간의 존속 살인죄, 징역 등의 법적 판결을 받았다[19,20].

죽음은 삶의 필연적 부분이지만 죽음을 나쁘게만 바라보거나 피해야 할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등 왜곡된 관점을 갖는 것도 제대로 된 교육의 부재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 아직 죽음교육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으며, 죽음교육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도 주로 2000년대 이후이다. 미국은 1950년대부터 죽음학(thanatology)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1970년대 이미 938개 대학에서 죽음교육 강좌를 제공하였고[21], 일본도 1980년대 죽음학 연구와 죽음준비교육이 시작되면서 1990년대 도쿄대학교와 와세다대학교를 비롯한 많은 대학에서 생사학 연구소가 설립되었다[22]. 대만은 1997년에 최초로 남화(南華)대학에서 ‘생사학 연구소’(대학원 과정)을 개설하였고, 2001학년도부터는 학부 과정에 생사학과를 개설하였다[23].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9)에서도 죽음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과목이 선택 과목 이외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죽음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학교에서라도 배울 수 있어야 하는데, 대학교에서 개설된 죽음 관련 교양 교과도 매우 드문 것이 현실이다[24]. 따라서 현재 대학생 이상 성인들의 경우 교육을 통해 죽음을 배운 경험이 드물고, 각자가 살아가면서 또는 가정에서 보고 들은 것으로 죽음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을 양성하는 대학의 경우는 죽음학 수업의 필요성이 일반인들보다 더 높아진다. 치료적인 측면의 죽음만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자연과학적, 사회문화적, 심리철학적, 종교적 등)에서 볼 필요가 있고,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죽음, 임종 과정, 안락사나 자살과 같은 사회적 이슈, 완화의료, 호스피스, 애도의 방법, 상실감 회복 등에 대해 배우고 의견을 나눌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실제 한방병원에 내원한 암 환자 899명의 임상적 특성을 분석한 연구를 보면 환자들의 병기가 Ⅳ기인 경우가 61.7%로 말기 암 환자의 진료가 많음을 알 수 있고, 내원 목적으로 호스피스군이 11.2%로 호스피스에 관한 요구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10). 암종별로 연구한 다른 논문들도 이와 비슷하였다11). 말기 암 환자 외에도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있으며12), 한의원에서도 의료진은 환자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 중 죽음문제와 관련한 것들도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13).

한의과대학의 교수, 졸업생,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죽음에 대해서 가까이 느끼고 있었고, 죽음에 대해 슬픔, 불가항력적인 순간, 무, 관계의 단절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렸다. 죽음이 두려운 이유에 대해서는 겪어보지 못함, 죽는 과정 등이 있었고, 죽은 후의 상태에 대해서는 뇌와 장기의 장기, 알 수 없음, 윤회 등의 답변이 있었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죽음과 두려움과의 관계나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태도에 관한 내용, 죽은 후의 상태에 관한 여러 가지 관점들도 강의에서 다루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죽음교육에 대해서는 죽음교육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고, 그 이유에 대해서 환자의 죽음(환자의 진료)에 대한 대처, 자신과의 대면(자기 성찰), 죽음에 대한 지식 확장 등의 답변이 많았다. 죽음과 관련하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의료인으로서 임상에서의 죽음 맞이’, ‘죽음을 통한 삶의 태도/방식에 대한 교육’, ‘임상에서 죽음 맞이’, ‘의과학적 담론(뇌과학, 생리심리학, 인지과학 등)’, ‘죽음에 대한 개념, 정의’ 등에 대한 답변이 많았다. 이는 학생들만의 관점이 아니라 학생을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교수와 임상에서 활동을 하고있는 졸업생들도 비슷한 비율을 보인 것을 볼 때 공통적인 견해임을 알 수가 있다. 따라서 수업 계획을 세울 때 임상에서 맞이할 수 있는 다양한 의료 상황에 대한 내용을 위주로 구성하고, 자기성찰, 삶의 의미 고찰 등 인류 보편적 문제인 죽음에 대해서 개인이 어떻게 의미를 두고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설문 결과와 각 분야 교수들의 논의를 거쳐 수업계획서를 도출하였고, 수업계획서는 죽음의 의미, 죽음에 대한 태도, 죽음의 종류와 실태, 의료인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하였다<Table 6>. 또한 한의과대학 교과 과정상 전공과목을 공부하는 데 많은 부담이 있어서 강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학업 부담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흥미를 유도할 수 있는 강의를 구성하고, 다양한 교수자나 매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수업계획서는 한 학기를 기준으로 작성하였지만, 설문 결과 ‘타 과목 차시 중 2시간’의 비율도 높았기 때문에 강의 도입 초기에는 다른 과목 강의 중 몇 시간을 할애하여 죽음학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Ⅳ. 결론

죽음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과정이다. 그리고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은 개인적, 사회적뿐만 아니라 임상 영역에서도 중요한 과제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죽음교육을 실시해 왔으며 이를 통해 죽음에 대한 적극적 준비와 함께 삶을 대하는 태도와 가치관에 관한 성찰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죽음교육에 관한 논의가 있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특히 한의과대학에서는 의료윤리 과목에서 죽음과 관련된 윤리 문제를 제공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죽음학 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의과대학과 달리 임상 현실에서 죽음을 직접적으로 만날 기회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임상 각과를 포괄하는 의료인으로서 다양한 죽음학의 주제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면 앞으로 연명의료, 응급의학, 호스피스 등 한의사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의과대학 교수, 졸업생,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초 설문 조사 결과, 대부분 응답자가 죽음을 가깝게 생각하고 있었고, 죽음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슬픔, 돌이킬 수 없고 불가항력적인 순간, 무, 관계의 단절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렸다. 죽음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교수나 졸업생, 학생의 구분 없이 답변이 비슷하였다. 죽음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환자의 죽음(환자의 진료)에 대한 대처, 자신과의 대면(자기성찰) 등의 답변이 있었고, 의료인으로서 임상에서 죽음 맞이, 죽음을 통한 삶의 태도/방식에 대한 교육 등의 주제가 중요하다고 답변하였다.

설문 조사 결과와 의과대학 죽음교육 현황, 한의교육 자문 및 저서, 논문들을 토대로 한의과대학의 한 학기 죽음교육 수업계획서를 제안하였고, 수업계획서는 죽음의 다양한 의미, 죽음에 대한 태도, 죽음의 종류와 실태 등 다양한 주제와 플립러닝, 기초·임상·의료인문학 교수의 강의, 토론 및 발표, 영화 감상, 대담 등의 수업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과거보다 죽음을 직접 경험하는 일이 줄어들고 있고, 가정에서 죽음을 배우지 못하고 학교와 같은 교육 환경에서도 죽음을 다루지 않는다면 죽음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도 생기게 된다. 특히 생명을 다루고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인은 죽음을 하나의 관점이 아니라 역사적·사회적·문화적·자연과학적·의학적 등 종합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 제시한 한의과대학 죽음학 수업은 실제 교육 현장에서 아직 구현되지 못한 한계를 가진다. 향후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수업을 운영한 후, 학생·교수 피드백이 더해진다면 죽음학 교육 토대 구축에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Conflict of Interest

There are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Notes

‘국회 ‘조력자살 합법화’ 힘 싣나?…의료계 ‘생명경시’ 우려’. 2023.07.12. 의협신문(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679 accessed 2023.08.02.)

선행연구에 따르면 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는 크게 두 가지로 죽음교육 필요성을 논하고 있었다. 첫 번째는 임상 실무적 차원에서 병원이 보편적인 임종 장소가 되면서 죽어가는 환자의 돌봄과 죽음의 질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주요 과제로 떠오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의료인으로서 가져야 할 자기성찰 차원으로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의학의 존재를 반추하는 것이다. 전자에 대해서는 안락사, 연명의료 결정 등 윤리적 사항을 의료법이나 의료윤리 수업, 수련의 교육과정에서 다양하게 다루고 있기에, 죽음학 교과목을 운영 중인 의과대학에서는 후자의 역할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이러한 관점은 의과대학·한의과대학 구분을 넘어서서 현대사회가 의료인들에게 요구하는 지점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보여준다고 여겨진다.

국가법령정보센터(https://law.go.kr/main.html).

노인의 죽음교육 필요성에 대한 연구로 김재경. 싸나톨로지(죽음학) 관점에서 본 노년비탄과 임종에 대비한 죽음교육 연구. 교양 교육 연구 2023;17(1):127-138; 조은아. 노인요양시설 입소 노인의 좋은 죽음에 대한 인식, 죽음 불안 및 죽음준비도가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 고령자·치매작업치료학회지 2022;16(1):51-61; 오혜진. 죽음준비교육 프로그램의 효과: 양로시설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복지연구 2020;75(3):121-145 등이 있고, 대학생의 죽음교육 필요성에 대한 연구로 김재경, 임병식.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싸나톨로지(죽음학)의 대학 공교육을 위한 인식조사. 교양 교육 연구 2020;14(5):189-200; 김은숙, 조항. 대학생의 죽음교육에 대한 인식 및 교육요구 분석. 연구방법논총 2020;5(2):29-49; 송현동 등. 대학생들의 죽음 교육 전과 후의 웰다잉 인식과 결정에 관한 연구.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2018;19(1):300-310 등이 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국한되어 있기는 하지만 간호대학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연구로 김경아. 간호대학생을 위한 지역연계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프로그램의 개발 및 효과.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2021;21(8):151-164가 있고, 죽음학 강의에 대한 의과대학의 리뷰 논문으로 박중철. 의과대학생을 위한 죽음학 수업. 의학교육논단 2020;22(3):153-162가 있다.

선행연구는 죽음 교육의 필요성 및 죽음과 관련하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10], 죽음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11], 죽음과의 거리나 죽음교육이 필요한 이유[12], 원하는 죽음교육의 내용 및 죽음교육 방법[13]에 대한 문항 구성에 참조하였다.

동양의학에서의 가장 큰 정체성은 ‘의술’을 넘어서 ‘인간’이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모든 의과대학도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는 핵심에는 ‘의술’이 아니라 ‘인간’이 있기에, 현재 의료인들이 ‘인간’의 자리에 무엇을 놓고 있는지 의학교육은 성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동양의학은 수천 년간 전 세계 인구의 약 2/3 이상 건강을 돌보아 왔으며, 서양에서도 동양의학이 진지하게 연구된 역사는 짧지 않다. 이 같은 맥락으로 한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의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진료역량을 기르는 교육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삶의 지혜(lay knowledge)’에 주목하는 것도 죽음학 공부의 주요한 필요성이라 여겨진다. 인제대학교 인문의학연구소(2008),『인문의학: 인문의 창으로 본 건강』. 서울: 휴머니스트, 194-197쪽 참조.

교육부(2022).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정(안). 교육부 공고 제 2022-414호.

정태영 등. 한방병원에서 치료받은 암환자 899명에 대한 임상적 특성 분석. 대한한방내과학회지 2010;31(1):1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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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인구학적 변인에 따른 노인의 생활만족도와 상담욕구. 2014. 전주대학교 석사학위논문에서 전라북도 J시에 있는 노인복지종합회관과 노인들이 자주 방문하는 S한의원에서 만 60세 이상 노인 300명을 설문조사하였고, 노인에게 죽음문제, 소외문제, 신체적 건강문제 등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상담 및 지지가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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