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복잡한 임상 현장에서 의료인이 경험하는 윤리적 이슈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윤리적 원칙의 충돌은 윤리적 갈등을 초래하였다[1]. 2019년 11월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COVID-19 팬데믹은 간호사가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증진할 의무와 의료 자원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의료인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신념 간 충돌을 새로이 불러일으키고 있다[2]. 이렇듯 과거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윤리적 갈등의 대두로 인하여 임상 현장의 다양한 윤리적 문제 해결을 위한 열쇠로 윤리 역량의 필수 요소인 도덕적 용기에 주목하며 실증적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3,4].
도덕적 용기는 개인의 윤리적 행동을 이끄는 선행 개념으로서, 간호사의 도덕적 용기는 임상 현장에서 자신에게 불이익이 예상되거나 실제적인 불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전문직 윤리 원칙을 합리적으로 고수하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의미한다[5]. 도덕적 용기를 갖춘 간호사는 환자의 옹호자로서 전문직 의무를 실천으로 옮길 수 있지만, 도덕적 용기가 부족한 경우 비윤리적인 행동이 촉발되며 결과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6].
도덕적 용기와 관련된 윤리적 개념으로 도덕적 민감성이 제시되며, 도덕적 민감성은 환자를 둘러싼 윤리적 문제를 규명하고 과정을 인식하는 능력으로 윤리적 의사결정 과정의 핵심적인 요소로 보고된다[7]. 윤리적 갈등 상황에서 최선의 간호행위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의사결정이 요구되는데, 도덕적 민감성은 윤리적 갈등 상황에서 간호사 스스로가 윤리적 의사결정을 자신 있게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을 높이고, 환자의 윤리적 갈등을 인지하여 환자를 위한 최선의 간호행위를 실천하도록 돕는다[8]. 아울러 간호사의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이 높을수록 스스로 주어진 상황에 대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은 윤리적 의사결정의 지표가 될 수 있다[9]. 간호사 개인의 내부적 요인인 도덕적 민감성,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과 간호사를 둘러싸고 있는 외부적 요인 인 윤리적 환경은 윤리적 갈등 해결에 있어 의사 결정과 구조적 행동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며[10], 지원하는 윤리적 환경은 간호사의 도덕적 용기를 증진하게 만드는 요소로 보고된다[11].
이렇듯 도덕적 용기는 윤리적 행동의 정점으로 보이며[12], 윤리적 행동은 도덕적 민감성, 도덕적 판단력 등 윤리적 요소의 단일 작용의 결과가 아니며 상호 과정을 통하여 발현될 수 있다[13]. 그러나 선행연구에서는 도덕적 용기에 대한 개념 개발 연구[14,15], 도덕적 용기와 작업환경 간 관계 연구[16],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도덕적 민감성, 도덕적 고뇌, 도덕적 용기 간 관계를 파악한 연구가 대다수를 차지하였고[17], 국내 간호사를 대상으로 윤리적 개념들이 도덕적 용기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으로 조사한 연구는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도덕적 용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포괄적으로 탐구함으로써 임상간호사의 도덕적 용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여, 임상 현장에서 간호사의 도덕적 용기를 증대시킬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Ⅱ. 연구방법
본 연구는 임상간호사를 대상으로 도덕적 민감성,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윤리적 환경과 도덕적 용기의 정도를 파악하고, 도덕적 용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서술적 조사연구이다.
본 연구의 대상자는 임상간호사의 윤리적 변수를 조사한 김해리와 안성희[18]의 연구에 따라, 현재 임상에서 근무 중인 경력 1년 이상의 간호사를 근접모집단으로 설정하였다. 대상자 모집을 위하여 온라인 간호사 커뮤니티에 연구 참여에 대한 설명문을 게시한 뒤, 연구 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간호사를 편의 표집으로 조사하였다. 대상자 수는 G-power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다중회귀분석 수준에서 효과 크기 .15, 유의 수준(α) .05, 검 정력(1-β) .80에서 본 연구에서 고려한 최대 예측변수 11개(연령, 임상 경력, 최종 학력, 병원 등 급, 근무 분야, 직급, 윤리교육 이수여부, 윤리교육 횟수, 도덕적 민감성,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윤리적 환경)를 투입하였을 때 123명이 산출되었고, 탈락률 20%[17]를 고려한 최종 표본 수는 148명이었다. 온라인 자료조사 프로그램을 통하여 자료 수집을 진행하여 총 153명의 자료가 수집되었다. 응답이 불충분한 설문지 5개를 제외하여 148명의 설문지로 최종 분석을 시행하였으며, 본 연구의 표본 수는 분석을 위한 최소 표본 크기를 만족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간호사의 윤리적 변수를 연구한 선행연구[26-28]를 토대로, 성별, 연령, 결혼 상태, 종교 유무, 임상 경력, 최종 학력, 병원 등급, 근무 분야, 직급, 윤리교육 이수 여부와 윤리교육 횟수의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루첸(L?tz?n) 등[19]이 개발한 Moral Sensitivity Questionnaire(MSQ)를 한성숙 등[20]이 간호사에게 타당화하고 번안한 한국판 도덕적 민감성 설문지(Korean Moral Sensitivity Questionnaire, K-MSQ)를 사용 승인 절차를 거친 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K-MSQ는 환자 중심 간호 5문항, 전문성 책임 7문항, 갈등 5문항, 도덕적 의미 5문 항, 선행문항 5문항, 5개의 하위영역 총 27문항으로 구성되었다. 각 항목의 점수는 ‘절대로 동의 안 함’ 1점, ‘완전히 동의함’ 7점의 7점 Likert 척도로 구성된다. 도덕적 민감성은 모든 항목의 평균으로 계산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도덕적 민감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도구 개발 당시[19] Cronbach’s α는 .84이었고, 한성숙 등[20]의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76이었으며,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α는 .80이었다.
설메이시(Sulmasy) 등[21]이 개발한 Perceived Ethical Confidence Scale(PECS) 도구를 랩스 (Laabs)[22]가 수정·보완하고, 김지혜[9]가 한국 어로 번안한 도구를 사용 승인 절차를 거친 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도구는 총 9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전혀 아니다’ 1점, ‘매우 그렇다’ 5점의 5점 Likert 척도로 구성된다.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은 모든 항목의 평균으로 계산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윤리적 의사결정에 대한 자신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도구 개발 당 시[21] Cronbach’s α는 .86이었고, 김지혜[9]의 연구에서의 Cronbach’s α는 .86이었으며 본 연구에 서의 Cronbach’s α는 .67이었다.
올슨(Olson)[23]이 개발한 Hospital Ethical Climate Survey(HECS)를 황지인과 박현애[24]가 한국어로 수정, 번안한 도구를 사용 승인 절차를 거친 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윤리적 환경을 동 료, 환자, 관리자, 병원, 의사와의 관계로 분류하였으며, 윤리적 환경 도구는 동료 영역 3문항, 환자 영역 5문항, 관리자 영역 6문항, 병원 영역 6 문항, 의사 영역 6문항, 5개의 하위영역 총 26문 항으로 구성되었다. 각 항목의 점수는 ‘전혀 그렇지 않다’ 1점, ‘매우 그렇다’ 5점의 5점 Likert 척도로 구성된다. 윤리적 환경은 모든 항목의 평균 값으로 계산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병원의 윤리적 환경이 긍정적임을 의미한다. 도구 개발 당시[23] Cronbach’s α는 .91이었고, 황지인과 박현애[24]의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88이었으며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α는 .82였다.
누미넨(Numminen) 등[5]이 개발한 Nurses’ Moral Courage Scale(NMCS)을 이보람[25]이 한국어로 번안한 한국판 간호사의 도덕적 용기 측정도구(Korean Nurses’ Moral Courage Scale, K-NMCS)를 사용 승인 절차를 거친 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K-NMCS는 도덕적 완전성 4문 항, 연민을 느끼며 진심으로 함께함 3문항, 도덕적 책임감 2문항, 좋은 간호를 위해 최선을 다함 3문항, 4개의 하위영역 총 12문항으로 구성되었다. 각 항목의 점수는 ‘전혀 그렇지 않다’ 1점, ‘매우 그렇다’ 5점의 5점 Likert 척도로 구성된다. 도덕적 용기는 모든 항목의 평균값으로 계산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도덕적 용기의 수준이 높음을의 미한다. 도구 개발 당시[5] Cronbach’s α는 .93이 었고, 이보람[25]의 연구에서 Cronbach’s α는 .87 이었으며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α는 .75였다.
본 연구는 연구대상자의 윤리적 보호를 위하여 연세의료원 연구심의위원회(IRB) 승인(과제번호: Y-2020-0167)을 받은 후 온라인 간호사 커뮤니티인 포털 다음 카페 “나는 간호사”와 네이버 카페 “간준모” 등 2곳에 연구 참여 모집 포스터를 게시하였다. 자료 수집은 2020년 11월 9일부터 일주일간 이루어졌으며, 자발적 참여 의사를 밝힌 대상자에게 연구의 목적 및 진행에 관한 설명문과 구조화된 설문지가 포함된 URL을 전송하여 설문지를 작성할 수 있게 하였다. 온라인 설문조사 접속 시 첫 화면에 연구 설명문을 제시하였고, 연구의 목적, 대상자, 절차 및 방법, 연구에 참여하여 기대할 수 있는 이익과 보상 및 위험, 개인정보 수 집 항목과 이용 목적 및 비밀보장, 참여 또는 철회의 자발성을 명시하였다. 연구 참여 동의란에 클릭하는 경우 자발적 연구 참여 의향이 확인된 것으로 간주하였다. 수집된 모든 자료는 대상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익명으로 처리하였고, 연구진들만이 접근할 수 있도록 공유된 비밀번호로 잠금 저장하여 보관하였다. 설문에 참여한 연구대상자들에게는 감사의 표시로 음료 모바일 쿠폰을 제공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SPSS/WIN 24.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자료 분석에 앞서 Sphapiro-Wilk 정규성 검정을 시행하여 모든 변수의 분포 정규성을 확인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도덕적 민감성,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윤리적 환경 및 도덕적 용기는 기술 통계를 이용하였고,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도덕적 민감성,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윤리적 환경 및 도덕적 용기의 차이는 independent t-test와 one way ANOVA를 이용하였으며, 사후검정은 Sheffe, Duncan, LSD 방법으로 시행하였다. 대상자의 도덕적 민감성,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윤리적 환경 및 도덕적 용기 간 상관관 계는 Pearson’s correlation coefficient로 산출하였으며,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및 주요 변수에서도 덕적 용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Multiple regression을 시행하였다. 회귀분석 시 투입된 독립변수는 단변량 분석를 실시하여, 도덕적 용기에 유의미한 관련 요인으로 도출된 변 수들로 투입하였다. 이 가운데 직급, 최종 학력, 윤리교육 횟수의 3개 변수는 더미변수로 변환하여 투입하였고, 도덕적 민감성,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윤리적 환경의 3개 변수는 연속형 변수로 하여 모형에 투입하였다. 도덕적 용기와 유의 한 관련 요인으로 도출된 변수 간의 상관성과 다 중공선성은 공차한계(tolerance)와 분산팽창지수 (Variance Inflation Factor, VIF)를 이용하여 파악 하였다.
III. 연구결과
본 연구의 대상자는 총 148명으로 남성이 10 명(6.8%), 여성이 138명(93.2%)이었고, 평균 연령은 30.55세(±3.71)이었다. 결혼 상태에서 미 혼이 90명(60.8%)이었고, 종교가 없는 대상자는 93명(62.8%)이었다. 임상경력은 평균 4.89년(±42.01)으로, 1년 이상 3년 미만이 51명(34.5%)으로 가장 많았으며, 최종학력은 4년제 졸업이 130명(87.8%)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 중인 대상자가 67명(45.3%)으로 나타났고, 근무 분야로는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상자가 74명 (50.0%)이었으며 일반간호사로 근무하는 경우가 137명(92.6%)으로 가장 많았다. 131명(88.5%)이 근무 중 윤리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나타났고, 윤리교육 횟수로는 1~2회가 78명(52.7%)으로 가장 많았다<Table 1>.
도덕적 민감성은 연령, 최종학력, 병원 등급과 윤리교육 횟수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30대 미만인 군에서 30대 이상인 군에 비해 도덕적 민감성 점수가 높았고(t=2.26, p=.025), 3년제 졸업 군에서 4년제 졸업 군에 비해 도덕적 민감성 점수가 높았다(F=3.33, p=.039).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도덕적 민감성 점수는 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며(F=5.21, p<.007), 윤리교육을 1~2회 받은 군에서 윤리교육을 3회 이상 받은 군에 비해 도덕적 민감성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F=11.17, p<.001).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은 3년제 졸업 군에서 4년제 졸업 군에 비해 높았으며(F=3.18, p=.044), 윤리교육을 1~2회 받은 군에서 윤리교육을 3회 이상 받은 군에 비해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F=3.41, p=.036).
윤리적 환경은 윤리교육을 1~2회 받은 군에서 윤리교육을 3회 이상 받은 군에 비해 윤리적 환경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F=7.07, p=.001).
도덕적 용기는 3년제 졸업 군에서 4년제 졸업 군에 비해 높았고(F=4.30, p=.015), 책임간호사 이상인 군에서 일반간호사 직급보다 도덕적 용기의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으며(t=-2.38, p=.019), 윤리교육을 1~2회 받은 군에서 윤리교육을 3회 이상 받은 군에 비해 도덕적 용기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F=3.75, p=.026)<Table 1>.
대상자의 도덕적 민감성의 평균은 4.94±0.56이었고,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의 평균은 3.60±0.53이었다. 윤리적 환경의 평균은 3.54±0.45, 도덕적 용기의 평균은 3.46±0.54이었다. 대상자의 도덕적 민감성,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윤리적 환경과 도덕적 용기 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하여 상관분석을 시행한 결과, 대상자의 도덕적 용기는 도덕적 민감성(r=.55, p<.001),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r=65, p<.001), 윤리적 환경 (r=.66, p<.001)과 모두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Table 2>.
대상자의 도덕적 용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일반적 특성에서 도덕적 용기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낸 직급, 최종 학력, 윤리 교육 횟수와 도덕적 용기에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인 도덕적 민감성,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과 윤리적 환경을 독립변수로 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명목척도인 직급, 최종 학력, 윤리교 육 횟수는 더미 변수로 처리하여 분석하였다. 다중공선성 여부를 확인한 결과 공차한계(tolerance)는 0.45~0.94로 0.1 이상이었고, 분산팽창요인(Variance Inflation Factor, VIF)은 1.09~2.23으로 10 이하여야 하는 조건을 만족하여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었다.
회귀분석 결과, 직급, 최종 학력, 윤리교육 횟수, 도덕적 민감성은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아 회귀모형에서 제외되었다. 최종 회귀모형은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과 윤리적 환경으로 구성되었고 설명력(Adj R2)은 52.0%로 나타났다 (F=20.94, p<.001). 윤리적 환경(β=.36, p<.001) 이 임상간호사의 도덕적 용기를 설명하는 강력한 예측인자였고, 이어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β =.31, p<.001)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IV. 논의
임상 환경에서 간호사가 경험하는 윤리적 이슈와 그에 따른 윤리적 갈등은 점차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로 도덕적 용기의 개념이 대두되었다. 이에 본 연구는 임상간호사를 대상으로 도덕적 민감성, 윤리적 의사결정, 윤리적 환경과 도덕적 용기의 정도를 파악하고, 도덕적 용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고자 하였다.
본 연구 대상자의 도덕적 민감성 점수는 4.94점으로,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김옥현 등[26]의 연구에서 4.70점과 엄소희와 김석선[27]의 연구에서 4.96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도덕적 민감성의 차이는 간호사의 연령과 학력이 높을수록 간호사의 도덕적 민감성 점수 정도가 높았다고 보고한 선행연구 [27,28]의 결과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루첸 등[19]은 간호사의 연령과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도덕적으로 성숙하고 지혜가 축적되며 결과적으로 도덕적 민감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따라서 선행연구와 다른 양상인 본 연구의 연령과 학력, 병원 등급에 따른 도덕적 민감성의 차이를 명확하게 도출해내기 위해서, 이들 변수를 토대로 다양한 임상 현장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반복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도덕적 민감성은 윤리교육을 1~2회 받은 군에서 유의하게 높았고, 이는 반복적인 윤리교육을 통하여 도덕적 민감성이 향상될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지지하였다[7,29]. 그러나 윤리교육 횟수에 있어서는 3회 이상 윤리교육을 받은 간호사에서 유의하게 도덕적 민감성이 높았다고 보고하고 있어[27,28] 본 연구의 결과와 상이한 양상을 보였다. 박미현 등[29]은 반복적인 윤리교육을 통하여 도덕적 민감성이 향상될 수 있다고 하였으나, 한국에서의 간호윤리교육은 과거에 비하여 양적으로는 증가되었지만 간호사의 올바른 윤리 의식을 향상 시키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어[30],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윤리교육 이수 빈도와 윤리교육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간호사의 도덕적 민감성을 실질적으로 향상 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적 고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은 평균 3.60점으로, 전문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랩스[22]의 연구에서 3.70점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한국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김지혜[9]의 3.40점과 임미혜[8]의 연구에서 3.46점과 비교하여 높은 수준으로 본 연구대상자들의 윤리적 의사결정 수준은 보통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 감은 최종 학력에 있어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는데, 학력이 높을수록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이 높다고 보고한 선행연구[31]와 다른 양상이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윤리교육 횟수가 많을수록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이 높았던 선행 연구들[9,31] 과는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는데, 윤리교육을 받은 의사와 받지 않은 의사들 간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정도의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으며, 윤리교육은 누가,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힌 설메이시 등[21]의 연구와 그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임상 현장에서 직면하는 윤리적 갈등을 해결하고 올바른 윤리적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그 밑바탕에 올바른 윤리교육이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 이에 간호사의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을 높이기 위한 윤리교육은 윤리 지식의 단순 전달이 아닌,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간호의 본질에서 비롯된 사회적 책무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간호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하며 아울러 시대적 흐름에 따라 지속해서 변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간호사의 윤리적 환경은 평균 3.54점으로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손춘화[32]의 3.54 점과 같았고, 신생아집중치료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전유정[33]의 3.34점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본 연구에서 윤리적 환경은 윤리교육 횟수와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윤리적 환경은 윤리적으로 옳은 행동이 무엇인지 구성원들의 행동 방식에 제약을 가하며 윤리적인 행동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10]. 윤리적 환경은 간호사의 도덕적 고뇌, 도덕적 용기, 직업 만족도 등에 영향을 미치므 로[34-36], 윤리적인 간호를 수행하기 위하여 긍정적 윤리 환경 조성과 동시에 지속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이는 본 연구의 결과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결국 병원은 윤리적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간호사의 윤리 의식 함양을 위하여 간호사 개인 차원의 교육 운영뿐만 아니라, 병원 조직 내 윤리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해야 할 주체인 것이다.
임상간호사의 도덕적 용기의 평균은 3.46점으로 같은 도구로 간호사의 도덕적 용기를 다룬 선행연구가 제한적이라서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웠으나, 간호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윤혜영 등[17]의 4.69점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간호대학생은 정해진 임상실습 시간 내에 임상 환경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목격하고 간접적으로 관찰하게 되므로, 직접 간호를 제공하는 임상간호사와 비교하여 윤리적 가치 상충으로 인한 갈등을 직접 체감하기 어려워 도덕적 용기의 점수가 높게 측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환자를 간호하며 윤리적 상황에 직접 부딪히는 일반간호사에 비해 그 상황을 간접적으로 관찰하고 관리하는 책임간호사가 도덕적 용기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던 본 연구의 결과와 같은 맥락에서 설명된다고 볼 수 있겠다.
본 연구에서 도덕적 용기는 최종 학력, 직급과 윤리교육 횟수에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는데,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간호사에서 윤리교육 제공 후 도덕적 용기의 정도가 유의하게 향상되지 않았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함께[37], 도덕적 용기는 논리의 흐름이 적합한지 혹은 타인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대상자 개인의 특성에 따라 변화될 수 있는 개념으로 제시되어[17] 임상간호사에게서 도덕적 용기를 발현시킬 수 있는 설명변수에 대하여 더욱 실증적이며 심층적인 탐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도덕적 민감성이 높을수록[17],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이 높을수록[9,31] 긍정적인 윤리적 환경이 조성될수록[35,36] 도덕적 용기 정도가 높게 나타난 선행연구의 결과를 지지하였다. 따라서 임상간호사의 도덕적 용기 정도를 높여 윤리적 간호행위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덕적 민감성과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요소를 포괄적으로 고려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임상간호사가 간호 행위를 하는 모든 과정에 능동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긍정적인 지지체 계로의 임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대상자의 도덕적 용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윤리적 환경과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으로, 이들 변인은 임상간호사의 도덕적 용기를 52.0%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덕적 용기의 주요 영향요인은 윤리적 환경으로 나타났는데, 이집트의 임상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의 결과[35]와 유사하였다. 실제로 간호 실무 안에서의 도덕적 용기는 조직문화와 조직환경과 함께 논의되고 있고, 간호사가 도덕적으로 용기 있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가 조성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38]. 이에 병원 내 조직문화는 간호사의 도덕적 용기를 지지하고, 도덕적 용기가 실제 행위로 실천될 수 있도록 개인으로서의 간호사와, 동시에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간호사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지지적인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이 윤리적 환경에 이어 임상간호사의 도덕적 용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도출되었는데,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의 개념이 비 교적 최근 주목받기 시작하여 관련 연구가 부족하나, 본 개념은 전문직 간호사의 특성 중 가장 중요하며 윤리적 의사결정의 지표로 제시되고 있다 [9,22]. 그러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환자에게 적용할 치료의 대안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간호사의 의사결정 참여도가 낮다고 보고되어[39], 윤리적 가치 판단 상황에서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이 실제 의사결정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조직적이며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현재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간호를 제공 중인 임상간호사를 대상으로 도덕적 민감성,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윤리적 환경과 도덕적 용기의 정도를 파악하였으며, 이들의 관계를 분석하고 영향 요인을 확인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첫째, 간호사 커뮤니티 사이트에 포스터를 게시한 후 온라인으로 자료를 수집하여, 이미 윤리적 이슈에 관심이 많은 대상자가 모였을 가능성과 설문 응답의 진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어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추후 많은 수의 임상간호사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의 방법을 통해 도덕적 용기를 포괄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본 연구에서 조사 시 활용된 연구도구 중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 도구의 신뢰도가 선행연구에 비하여 낮게 나타나, 응답의 타당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대상자들의 응답 결과 해석을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와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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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과 윤리적 환경이 임상간호사의 도덕적 용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나타났으므로, 간호사의 윤리적 의사결정 자신감을 높여줄 수 있는, 또 의사결정 자신감이 실제 행위로 표출될 수 있도록 하는 윤리적 임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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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 조직 내 생명윤리 규정이나 지침을 구 체화하여, 조직의 불명확한 규정이나 지침 때문에 간호사가 다수의 의견에 휩쓸리거나 동료 간 신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행위자로서 대상자의 안녕을 유지하고 전문직 간호사로서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지지적인 체제가 구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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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적 설문조사를 통하여 임상간호사의 윤리적 개념을 확인하였다는 제한으로, 향후 임상간호사의 도덕적 용기와 관련된 요인을 명확히 파악 하기 위하여,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근무 중인 임상간호사를 대상으로 하여 심층 인터뷰의 방법을 활용한 반복 연구를 제언한다.